제사를 끝내고 수박을 잘랐다.
아직은 때이른 수박이라 가격대가 있지만
할아버님제사 덕분에 여러사람이 먹으면 좋은일이 아닌가?
특히나 아버님이 할아버님 제사에 더 신경썼다고 생각하실 것이다.
물론 표현은 절대 안 하시는 분이시지만.
피곤한 표정을 한 아들이 뜬금없이 제사를 언제까지 지낼거냐고 묻는다.
글쎄...그걸 엄마가 어떻게 아니?
할아버지가 아시지 않을까?
언제부턴가 제사에 불만이 있던 아들이 단호한 표정으로
아버님 방으로 들어가 질문하는 아들의 소리가 작게 들린다.
대충 들리는 소리가 언제까지 증조할아버지(아들입장에선)제사를
지내야 되는지, 엄마가 몸도 안 좋으신데 넘힘들어 보이신다는
식의 질문같았다.
할아버진 대답이 없으신거 같은데...
얼마후에 거실로 나온신 아버님께서
앞으론 할아버지 제사를 지내지 말라하신다.
원래 할아버지 제사는 큰집에서 지내야 하는건데 사연이 있어
막내이신 아버님이 제사를 모셔왔다.
어머님은 당신 대까지만 제사를 지내고 우리에게 물려주시지 않겠다고 결혼 초에 말씀 하셨지만 그게 말만큼 쉬운 일이 아니라는걸 나도 안다.
어머님제사는 우리가 알아서 하라며 우리에게 미루시고
설날과 추석때 지내는 차례는 계속 지내자고 하신다.
아들의 말한마디로 할아버님제사가 마지막이다 싶으니
편한것도 같으면서 다른 한편으론 아버님이 섭섭하시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남편이 감히 아버님께 말씀 못드린 것을 아들이 대신해주니 고맙기도하다.
제사의 문화가 예전과는 달라져서
많이 간소화도 되고 종교를 가진 사람들은 성당이나 절에서 지낸다
어찌보면 제사가 허례허식이지만
마음에 따라 조상을 기리는 날인데 현대인들이 바쁘게 살다보니
제사 때도 모이는 사람만 모이게 된다.
나도 나지만 제사 때마다 오고싶지 않는 동서가 더 좋아할 수도 있겠다.
어쩌다 참석하지만 안 올때는 마음이 불편했을텐데
투루두루 잘된 일이다.
*오랜간만에 글을 올립니다..
한번씩 귀차니즘에 빠지면 아무것도 하기싫고 컴을 열어보지도
않게 되네요.
꽃이 만발한 4월도 갑자기 쌀쌀해져 꽃이 추워 하겠어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