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쑥쑥자라 풍성한 잎을 자랑하는 은행잎들이 비와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거린다.
흔들거려도 절대 뿌려지지 않는 나무는 뿌리가 나무 기둥이 그만큼 튼튼하기 때문이다.
어제는 그야말로 계절의 여왕 오월답게 구름한점없이 깨끗하고 청명한 날씨에 햇살이 보배처럼 내리는 날이라 오늘과 사뭇 비교가 된다.
요즘 계절이 계절이니만큼 꽃들이 참 이쁘다.
매주 꽃아저씨께 꽃을 사다보니 집안의 꽃향기에
아침마다 꽃정리하며 물갈아주는 일이 하나 추가로 나의 일이 되었다.
-그래서 아들이 꽃선물을 안 했나 보다.-
남편은 앞으로 더즐거운 삶을 위해
등산과 책과 음악을 우리의 삶에 접목시켜 보려 한단다.
결혼 전에 남편은 나와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러가면 졸곤 했었다. 물론 처음엔 한 번씩 그런 경험이
있으리라. 재미없는 영화를 보면 저절로 졸리듯.
아직도 가끔 내가 놀리곤 하는데 그런 남편이
언제부터 나보다
클래식에 더 관심을 보이며 열심히 듣는다.
심지어 고장난 보스기기를 고쳐 새로운 신세계로
나를 이끌어 주고 내가 듣는 클래식방송도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늘 함께 듣는다.
그덕에 내가 상품도 쿠폰도 몇 번 받았으니 남편 덕인가?
워낙 걷기와 산을 좋아해서 동창회 산악회 회장까지 맡았던 남편이지만 주말마다 나에게 산에 가자고 하는건 좀 무리수죠?
어쩌다 어른 이란 프로에서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이런 말을 한 기억이 난다.
책을 깊이 있게 읽겠다는 사람이 있는데
예를 들어 땅을 2미터를 판다고 가정했을 때
5미터의 넓이로 파야 2미터를 깊게 팔 수 있다는 말에 무릅을 치며 맞다고 생각했다.
책을 제대로 읽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나는 한 번 읽는 책을 남편은 두세 번 읽으니
나보다 더 설득력있게 그책에 대해 말할 수
있는게다.
책과 음악 그리고 산책
그리고 꽃이 있으면
참 좋겠지요?
음악을 틀어 놓고 꽃병에 꽃을 빼고 물을 갈아 준다. 시든 잎은 정리해주고 다시 각을 맞취
꽃을 꽂는다.
일주일이 훌쩍 지난 꽃들이 이주일이 지난 꽃들과 합방을한다.
정성을 주니 꽃들이 오래도록 답을 주며 인사하니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