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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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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의 손주바라기


BY 마가렛 2021-06-09

아침에 아버님이 나를 보자마자 건넨 말씀이
"**가 어제 안 들어 왔더라?"
오랜만에 만난 친구네 집에서 잔다고 밤늦게
톡이 왔다고 말씀 드렸더니 그제서야 안심하는 눈치시다.
이 소리를 듣던 남편이 나에게 한마디 하는 말이
**에게 하시는 100분의 1만이라도 자기에게 하면
소원이 없겠단다.
하도 기차차서 웃으며
"자기, 질투하는구나. 하루이틀 일도 아닌데 마음을 비우세용~"

남편은 유독 아버님이 손주를 챙기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아들도 이제 장성해서 사회의 일꾼으로 직장생활 잘하고 있는데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대하시니 그럴만도 하다.

아들이 아침에 바쁘게 출근하다보면 인사를 빠뜨린다
그러면 아버님은 편치않으신 표정으로 출근 안 했냐고 걱정하면서 물으신다.
오직 걱정하시는게 당신 건강과 손주뿐이라고 말하는 남편은
시샘도 나고 자기가 받아보지 못한 사랑에 아쉬움을 드러내는
거 같다
아버님은 절대로 속마음을 표현 안하신다.
고맙다는 말씀도 어찌나 아끼시는지 무엇을 선물해 드려도
뭘 샀냐며 작은 미소를 지으시면 끝이다.
물론 그게 고맙다는 표현이란 걸 우리는 알지만
남편은 어머님 성격을 닮았는지 아주 작은 일에도 표현을 잘한다.
외국회사에 오래다녀서 그들의 습성을 배운 것도 한 몫 햏을것이다.

어제는남편이 아버님께 노치원에 다녀보시라고 해보는게  
어떻겠나며 나에게 묻는다.
동창을 만났는데 동창네 어르신은 장애5등급을 판정 받아서
노치원에 다니시는데 굉장히 만족해 하신단다.
유치원처럼 다양한 프로그램과 쉼터와 식사가 제공되니
아버님같이 소심하고 정적인 분께는 특히 필요할 거란다.
아버님은 당신이 싫어하시는 건 절대로 안 하시는 분이시라
이제껏 노인정도 안 다녀보시고 성당 노인대학도 조금 발만
담그시고는 이내 빼셨다.

아버님 시력이 한쪽 안 좋으셔서 계속 안과를 다니시니
 괜찮을거 같기도 한데 당신의 의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니
여쭈어 봐야겠다.
아니, 이기회에 남편이  아버님께  말씀드려  부자간의 간격을
좀 좁히면 좋을 듯 싶다.

남자 셋과  살려니 어떨 때 내가 중개인같은 마음에  울적하다.
별일 없어 보이는 가족이지만 가족간의 유대관계가 친밀하지
못하고 제한된 대화만 하니 갑갑하다.
아버님 노치원에 다니시면 활력도 되고 좋으실 거 같은데
어떠세요?^^

아버님의 손주바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