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동안, 사랑만은 영원토록 노래하지 못하겠지요?
더러 아픈 이야기도, 때론 눈물나는 이야기도 뒤섞여 있을지언정
세월지나 추억 해 보면 뜰에비친햇살 같이 따사로운 이야기 한 줌은
내 몫에 주어진 생의 절반쯤인 어느 작은 간이역에
내려 놓고 지나가고 싶습니다.
▶ 할퀴고 간 자리
▶ 할퀴고 간 자리 현란하던 도시의 조명과 시끌벅적하던 삶의 냄새마저 집어삼키며 펄 속에 갇혀 어둠 속을 지새우며 떨게 하던 진저리나던 바람과 함께한 잔인한 그날 너른 들에서 피어나던 통통하게 살찐 벼 이삭들의 소슬 거리던 소리도 사라지고 ..
55편|작가: 뜰에비친햇살
조회수: 1,201|2003-10-06
▶ 감기
▶ 감기 방바닥에 축 처져 헝클어져 쉰내가 풀풀 거리는 괴기스런 몰골 청춘의 뜨겁던 정열은 오한과 고열 속에 들끓고 땡감을 문듯한 입속에 모래를 비벼 서걱이는 밥알을 집어 넣고 끙끙거리는 입속에서 단 내가 날지라도 이틀째 연속으..
54편|작가: 뜰에비친햇살
조회수: 1,381|2003-10-06
▶ 누명
▶ 누명 김영감네 호박밭에 말뚝은 누가 박은 게야? 막내가 그랬어요... 작은방에 문풍지는 누가 뚫은 게야? 막내가 그랬어요... 다락방 곶감은 누가 빼 먹은 게야? 막내가 그랬어요... 오줌싸서 걸쳐 놓은 이불은 누구 짓이야? 막내가 ..
53편|작가: 뜰에비친햇살
조회수: 1,399|2003-10-06
▶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이..
▶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이면 나의 창가로 반복 된 너의 방문 왠지 오늘도 마음이 슬퍼질 것 같다는 예감으로 너와 나를 가르는 벽을 두드리는 애절함을 마주하며 녹아드는 설탕 대신 눈물처럼 흐르는 너를 타서 커피를 마신다. 어제처럼..
52편|작가: 뜰에비친햇살
조회수: 1,343|2003-10-06
▶ 꼭 필요할 때만 기도를 ..
▶ 꼭 필요할 때만 기도를 하지... 난, 혼자 남아 쓸쓸할 때 슬프고 가슴 답답할 때 아프고 서러울 때 성질 부리고 무안할 때 식구들이 내 마음 몰라줄 때 사돈이 땅을 사고 배 아플 때 산고로 하늘이 노랗게 변할 때 남편이 등 돌리고 잠을 잘 ..
51편|작가: 뜰에비친햇살
조회수: 1,308|2003-10-06
▶ 비
▶ 비 들린다. 네가 오는 소리 사선을 그으며 내 곁에 가까워지는 소리 후드득... 후드득... 온종일 나의 창문을 두드리며 내 모습을 간절히 원하는 너에게 쓸쓸히 넓어진 가슴으로 네 자리를 펼쳤다. 마음대로 하렴. 주르륵.....
50편|작가: 뜰에비친햇살
조회수: 1,333|2003-10-06
▶ 무거운 어둠이란 녀석을 ..
▶ 무거운 어둠이란 녀석을 등에 업고 무거운 어둠이란 녀석을 밤 새도록 등에 업고 가슴에서 기어 나온 꼬물거리는 나의 말들을 줏어 담으려 갖은 애을 써 보았지만 단 한 줄의 표현도 그려내지 못하고 창을 타고 흐르는 바보같은 내 말들의 씨앗들은 ..
49편|작가: 뜰에비친햇살
조회수: 1,294|2003-10-06
▶ 육교 위에 핀 민들레
▶ 육교위에 핀 민들레 내 이름은 육교위에 핀 민들레랍니다. 표정없이 서 있는 빌딩 숲과 굉음을 내며 질주 하는 자동차 그 위를 가로지르는 육교 위 서런일곱번째 계단모퉁이가 나의 집 입니다. 한 낮의 뜨거운 태양이 때론 심술궂게 느껴지기도..
48편|작가: 뜰에비친햇살
조회수: 1,592|2003-10-06
▶ 내 나이 마흔에는...
▶ 내 나이 마흔에는... 내 나이 마흔에는 긴 한숨을 내 쉬는 날이 적었으면 좋겠다. 걸음걸이도 힘없이 느릿거리지 말았으면 좋겠고 공연히 눈물 흘리며 시간을 채우지 말았으면 좋겠고 슬픈 음악에 넋놓고 먼산을 바라보지 말았으면 좋겠다..
47편|작가: 뜰에비친햇살
조회수: 1,484|2003-10-06
▶ 비가 옵니다.
비가 옵니다. 들에도 산에도 내 마음에도 내 몸에도 온통 찬비가 옵니다. 어제도 비가 왔었는데 오늘도 비가 오네요. 요새는 비가 너무 잦아 우울까지 합니다. 언제는 비가 너무 좋아 온몸 흠뻑 비를 맞으며 돌아 다닌적도 있었는데 말입..
46편|작가: 뜰에비친햇살
조회수: 1,227|2003-10-06
♡ 늦은 인사
별조각님, whaa-hoo님, 졸필을 읽어주신 여러분... 너무 늦은~ 오랫만의 인사지요? 하긴, 안보이면 안오는가 보다~ 하는곳이 이런 사이버 공간이라 어떤분이 제 소식이 궁금할까나만은 오랫동안 들러지 못한 곳을 다시 찾아 답글이 달린걸 보니 그냥 갈수가 없네요~^^..
45편|작가: 뜰에비친햇살
조회수: 1,146|2003-10-06
▶ 내게 남은 것 비우기
▶내게 남은 것 비우기 그저 잠시 왔다가 그냥 가는 게 인생이라 말했었는데 한 세월 열심히 살다 가면 그만이려니 하고 살라 했는데 왜 그렇게 쓴 말들은 새겨듣지 않았는지 텅 빈 마음속에 남은 것은 후 불면 꺾여버릴 것 같은 오기와 자존심 뭣 하러..
44편|작가: 뜰에비친햇살
조회수: 1,852|2003-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