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옵니다. 들에도 산에도 내 마음에도 내 몸에도 온통 찬비가 옵니다. 어제도 비가 왔었는데 오늘도 비가 오네요. 요새는 비가 너무 잦아 우울까지 합니다. 언제는 비가 너무 좋아 온몸 흠뻑 비를 맞으며 돌아 다닌적도 있었는데 말입니다. 세월이 갈수록 참 간사해지는 내 자신이 밉기도 하고 서럽기도 합니다. 언제쯤 이 비가 그칠지 모르겠지만 사이 사이 구름낀 날 있어도 가끔은 햇빛도 비춰지고 보드라운 실바람이라도 불어주면 찬비가 더러 몸을 적셔도 담요 뒤집어 쓰고 어깨를 들썩거릴 일은 없을듯 한데 말입니다. 삼월에 내리는 진눈깨비 썪인 얼음같은 비는 너무 싫습니다. 내 맘을 다 후벼내고 가슴까지 얼게 하니까요 비가 옵니다. 너무 너무 찬비가... 2003/03/09/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