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을 꿈꾸며
그곳을 꿈꾸며사람이라고는 가족과 간간히 지나가는 등산객이 전부였다. 나무와 꽃과 새와 벌레 말고 사람이 보고 싶어서 복작복작한 모퉁이 작은 틈바구니에 자리를 마련하고 사람들과 함께 살게 된다고 콧노래를 불렀다. 사람들 사는 곳이다. 새벽같이 이웃에서 ..
85편|작가: 박경숙(박아지)
조회수: 2,089|2004-12-02
너 도둑고양이 맞아?
창밖으로 마당을 내다 보니 가을비에 떨어져 뒹구는 낙옆을 밟으며 도둑고양이가 어슬렁거리고 있기에 "훠~"소리를 쳤는데 느긋하게 얼굴만 돌리고 빤히 눈맞히고 있네요.참내난 그래도 사람이다, 사람중에서도 무서운 아줌마인데네가 날 무시해?"야! 안가?"앙칼지게 소리쳐도 빤히..
84편|작가: 박경숙(박아지)
조회수: 2,107|2004-11-02
그냥 조용히
허탈에 짓눌려 옴짝달싹 할 수 없어도따뜻한 차 한잔 앞에놓고 한껏 여유를 부려본다. 올 한 해 찬찬히 생각해 봐도 아무것도 이룬게 없기에 씁쓸한 웃음으로 빈 마음 채워본다. 곁에있던 사람들도 하나 둘 떠나고 맹목적으로 매달리던 일들도 하나..
83편|작가: 박경숙(박아지)
조회수: 1,355|2004-10-09
실망에서 헤어나기
실망에서 헤어나기 가는 대로 가는거지 거스른다고 거스를 수 있는 것도 아닌 것을 변색 되고 얼룩질지라도 삶은 그런 거라고 체념하고 가자 잘났으면 얼마나 잘났나 맑으면 얼마나 맑겠나 똑바로 걷고 싶지 않은 이 어딨겠냐 다들..
82편|작가: 박경숙(박아지)
조회수: 1,470|2004-07-30
개구쟁들과 함께하는 시간
개구쟁이들과 함께하는 시간봉사에 대한 잘못된 정의는 사치스런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날 괴롭힌다. 그러나 내가 갖은 것을 나눈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보면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누릴 수 있다. 누린다는 의미는 의무감보다 주어진 역할에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임한다는..
81편|작가: 박경숙(박아지)
조회수: 1,409|2004-07-05
길 잃은 작은 영혼이 전하는..
길 잃은 작은 영혼이 전하는 말 앙칼진 비명조차 남기지 못한 아스팔트 위 살조각 자동차로 뿜어내는 매연 한 켜 덮고 파리떼 끓는 애도가 존재의 끝이던가 딴 척 않고 가는 대로 오는대로 산 죄 값은 아무렇게나 널부러진 주검이구나 비웃는가 순리를 거스르며 경박한 웃음으로 ..
80편|작가: 박경숙(박아지)
조회수: 1,168|2004-06-08
툭
툭 거미가 떨어집니다. 엄지손가락 만한 거미가 자신의 무게를 견디지 못했는지 툭 소리나도록 떨어집니다. 다치지 않았을까 조금은 호기심으로 지켜봅니다. 그래도 바지런히 벽을 타고 올라갑니다. 다시 툭 거미도 떨어집니다. 원숭이도 나무..
79편|작가: 박경숙(박아지)
조회수: 1,243|2004-06-05
정(情)
정(情) 주린 배 움켜쥐고 엎드린 구걸 쨍그랑 떨어지는 동전 몇 닢에 감추지 못한 반가움 쇠붙이로 덮힌 심장 금새 식어 차디찬 응어리로 찬 바닥만 안는다. 박경숙 2004,4,16
78편|작가: 박경숙(박아지)
조회수: 1,325|2004-04-17
나
나 치유된 줄 알았다. 극복된 줄 알았다. 명치 끝을 찌르는 진통에 화들짝 놀란다. 가시덤불로 덮어 둔 상처들을 들추어 버리지 못한 나를 확인한다. 아물고 있으리라는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도져버린 병세 덕지덕지 붙여놓은 허물들을 하나 하나 ..
77편|작가: 박경숙(박아지)
조회수: 1,224|2004-04-12
텅 빈 나를 확인하며
텅 빈 나를 확인하며 난 말을 할 줄 모른다. 생각은 많고 말은 느리고 내가 하는 말을 듣겠다고 기다려 주는 사람도 없다. 이런 사람에게 자신을 표현하기 좋은 공간이 사이버 공간이다. 하고픈 말들을 혼자 지껄이다 가면 그뿐이요, 대답이 있으면 좋지만 그렇지 않아도..
76편|작가: 박경숙(박아지)
조회수: 1,326|2004-03-29
우리 오빠 공부 시간
<<우리 오빠 공부 시간>> 우리 오빠 공부할 땐 공룡들이 놀러와요. 으르렁 드르렁 드르렁 으르렁 재밌을까 무서울까 사알짝 들여다보면 작은 쌍굴에서 공룡 한 마리 공룡 두 마리 드르렁 드르렁 요란하지요. 우리 오빠 공부할 땐 공룡들이 놀러와요. ..
75편|작가: 박경숙(박아지)
조회수: 1,356|2004-03-21
첫사랑
첫사랑 새초롬 잎새 위에 얄궂은 빛 떨어지면 수줍은 요염떨며 받아든 엽서 속엔 잔잔한 온기 가득 호수로 펼쳐지고 취하지 못할 마음 향으로 풍겨오니 설렘만 더하더라. 글/박경숙 2004.03.
74편|작가: 박경숙(박아지)
조회수: 1,302|2004-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