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치유된 줄 알았다. 극복된 줄 알았다.
명치 끝을 찌르는 진통에 화들짝 놀란다. 가시덤불로 덮어 둔 상처들을 들추어 버리지 못한 나를 확인한다.
아물고 있으리라는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도져버린 병세
덕지덕지 붙여놓은 허물들을 하나 하나 들추는 시간 건성으로 서성이다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무력한 나를 본다.
박경숙(박아지)
2004,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