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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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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조용히


BY 박경숙(박아지) 2004-10-09



허탈에 짓눌려
옴짝달싹 할 수 없어도
따뜻한 차 한잔 앞에 놓고
한껏 여유를 부려본다.
 
올 한 해 
찬찬히 생각해 봐도
아무것도 이룬게 없기에
씁쓸한 웃음으로
빈 마음 채워본다.
 
곁에 있던 사람들도
하나 둘 떠나고
맹목적으로 매달리던 일들도
하나 하나 자취를 감춰버린 지금
남은 것이라고는
가슴 한켠 헤집는 상처 뿐이다.
 
늘 그래왔듯이
올 한해도 가고 있다.
한창 수확기에 접어든 가을
난 아무것도 거둬들이지 못하고
그냥
하늘만 쳐다 본다.
 
높고 파랗다.
손 뻗어 닿을 곳 아니기에
고개를 숙인다.
하늘 보다는 땅이 가깝다.
그래서
땅에 발을 붙이고 사는가 보다.
 
 
 
 
박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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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궁시렁거려 봅니다. 
아직 살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