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둥이(9)
길에서 고양이 한 마리를 만났다. 원래는 고양이를 무서워하는 편이었는데 언제부턴가 그 정도가 조금씩 덜해졌다. 아마도 길에서 으슬렁거리는 고양이를 많이 본 때문일 것이다. 고양이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쓰레기를 버리러 갈 때 주로 잘 마주치는 편인데 나와 딱하니 ..
120편|작가: 선물
조회수: 2,295|2006-06-15
막둥이(8)
막둥이는 병원을 무지 싫어한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 병원은 막둥이에게 안 좋은 추억을 가져다 준 장소이다. 낯선 곳, 낯선 이에게 몸을 맡기는 것만도 두려울 텐데 그 어떤 설명이나 양해도 받지 않고 자기를 마음대로 만지고 찌르고 하니 그럴 수밖에 없..
119편|작가: 선물
조회수: 1,900|2006-06-09
막둥이(7)
팔이 조금씩 아프기 시작하더니 손끝까지 저리다. 팔꿈치도 쑤시고... 어머님이 늘 그렇게 이곳저곳 아프다 하시는데 난 그저 반 형식적으로만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그런데 이제 조금은 알겠다. 아픔이 정말 실감난다. 병원에 가서 손까지 저리다는 증상을 말하니 목..
118편|작가: 선물
조회수: 2,184|2006-06-07
막둥이(6)
어느 날 어머님과 이런저런 말씀을 나누는데 갑자기 웃음이 픽 나왔다. 어머님, 쟤가 왜 저러나 하시는 표정이시다. 말씀 드릴까말까 아주 잠깐 망설였다. -어머님, 갑자기 어머님이랑 막둥이랑 너무 닮아 보여요. 어머님, 잠시 무슨 말인가 하는 표정이시다. ..
117편|작가: 선물
조회수: 2,237|2006-06-02
막둥이(5)
우리 집 강아지에게 막둥이란 이름은 참 잘 어울렸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이름을 붙여서 계속 부르다보면 그것이 그 사람에게 얼마나 어울리는 이름이 되는지... 결국은 그것들이 다 길들여진 까닭이겠지만... 하지만, 막둥이가 그 이름에 어울리는 행동을 하는 것들 중 ..
116편|작가: 선물
조회수: 2,263|2006-05-31
막둥이(4)
부산형님 댁에는 개가 두 마리 있다. 그들의 이름은 철수와 영희다. 종자가 뭔지는 잘 모르지만 철수는 우직하게 생겼고 영희는 얍상하게 생겼다. 막둥이가 그들과 얼마간 생활하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조카가 데리고 간 막둥이는 원래 자신이 지내던 곳으로 돌아..
115편|작가: 선물
조회수: 2,138|2006-05-30
막둥이(3)
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 상가 록을 뒤져 열군데도 넘는 가축병원으로 전화를 걸었다. 단 한 곳에서 전화를 받았다. 집에서 제법 거리가 있는 곳이었지만 우리는 그 시각에 강아지를 의사에게 보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워서 정신없이 집을 나섰다. 병원에 갔더니 ..
114편|작가: 선물
조회수: 2,103|2006-05-28
막둥이(2)
막둥이는 부산 형님 가족들과 함께 왔다. 조카가 직장관계로 혼자 수원에서 살고 있는데 결혼 문제로 부모님이 상경하신 것이다. 그래서 형님은 오신 김에 친정인 우리 집에 들르셨고 그때 아는 사람에게서 분양받은 막둥이를 조카가 데리고 온 것이다. 맘이 내키지 않은 탓도..
113편|작가: 선물
조회수: 2,240|2006-05-28
막둥이(1)
어릴 때 단독주택에 살았을 적에 잠시 개를 키운 적이 있다. 이름이 발바리였고 잡종 똥개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마당에 있는 개집에서 우리들이 먹고 남긴 찌꺼기인 개밥을 먹고 살던 발바리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는데 어쩌면 엄마가 다른 사람에게 주었던 것 같기도..
112편|작가: 선물
조회수: 2,125|2006-05-28
새
모처럼 하늘을 보았다. 언제나 머리 위에 이고 있는 하늘이건만 마음을 담아 바라본 적은 드물었다. 가을인 만큼 시리게 푸른 하늘을 기대했다. 바닷물 머금은 듯 선명한 쪽빛 하늘을…….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하늘은 칙칙한 옷을 입고 있었다. 그러나 실망은 잠시, 하늘은..
111편|작가: 선물
조회수: 2,002|2005-10-16
함께 걷는 길
한 여자가 웃으며 걷고 있다. 마주하는 얼굴이라 잠시 당황한다. 그러나 나를 향한 웃음은 아니다. 뒤를 돌아보았다. 아무도 없다. 그녀의 웃음은 혼자만의 것이었다. 그것을 확인하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얼마나 즐거운 일이 있기에 저렇게 길을 걸으면서도 활짝 웃고 있는 ..
110편|작가: 선물
조회수: 1,844|2005-09-30
밥 한끼
좋은 인연으로 만난 이웃들이 있다. 둘째 아이 친구 엄마들이다. 공적인 일로 학교 모임에 가면 늘 십여 명 남짓한 엄마들이 있었는데 그 중 편안한 느낌의 두 엄마가 눈에 띄었더랬다. 그런데 그들도 내게 같은 느낌을 가졌던 것 같다. 나중에 이사 온 내게 ..
109편|작가: 선물
조회수: 2,205|2005-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