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방
골방이란 말이 있다. 다른 방에 딸린 밀실 같은 방을 의미한다.우리 집은 안방과 건넌방이 연결되어 있는데 둘 다 제법 큼직해서 골방이란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그러나 언제부턴가 내겐 두 방이 골방 같다.꼭 가야 할 일이 아니라면 몸도 마음도 그 곳에 발걸음을 않기 때..
179편|작가: 선물
조회수: 32,595|2016-10-12
그냥 예뻐해요
아이들이 중학교 다닐 때 이야기다.이웃 엄마와 함께 학부모 모임에 갔다.밥 한 끼 같이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다보니 금세 친해진 모양새다.십여 명 남짓 엄마들은 저마다 이야기를 했고 저마다 이야기를 들었다. 목소리가 좀 더 크고 좀 더 많은 말을 했던 엄마의 아이는..
178편|작가: 선물
조회수: 33,043|2016-10-05
혼잣말
-한 대, 두 대, 석 대, 넉 대, 오호라, 한 대 나갔으니 석 댈세. 어허어허 또 들어오네. 넉 대, 다섯 대, 여섯 대, 일곱 대, 자꾸자꾸 들어온다. 자알 들어온다. 에이쿠, 또 나가네. 한 대, 두 대가 나갔구나, 그럼 일곱 대서 두 대 나가고 다섯 대렸다!..
177편|작가: 선물
조회수: 3,787|2016-10-05
또 다른 나
수건이 자꾸 말썽이다. 젖은 수건은 꼭 햇빛에 말려서 보송보송하게 사용해야하지만 또 여러 장의 수건이 한꺼번에 욕실에 나와 있는 것은 내켜하지 않는 남편이다. 그래서 젖은 수건은 지체하지 않고 햇빛에 말리고 마른 수건은 재빨리 욕실에 가..
176편|작가: 선물
조회수: 5,516|2015-09-09
고맙다, 사랑한다
고맙다, 사랑한다. 요즘 귀에 달고 사는 말이다. 입에 달고 사시는 분은 어머님이시다. 어머님 사랑의 대상은 여럿이지만 그 중 가장 빈도수가 많은 것은 남편과 며느리인 나이다. 그런데 내가 그 사랑의 표현을 거부했다. 그런 말씀 안하셔도 돼요. 민망한 듯 거..
175편|작가: 선물
조회수: 4,679|2014-05-23
아버지, 안녕
6월10일 금요일 오전, 오빠로부터 걸려온 전화. 상황이 상황인지라 불안한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다. -아버지가 많이 안 좋아지셨어. 일단 주말이 고비라고 하니 그렇게 알고 기다려. 주말이라니 기껏해야 2,3일.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아버지와의 이별이 정말 눈앞에 ..
174편|작가: 선물
조회수: 7,043|2011-06-20
엄마의 눈물
엄마가 운다. 이번엔 아버지 때문이 아니다. 여태껏 흘린 눈물은 아버지를 향한 것이었지만 지금의 눈물은 당신 자신을 향한 것이다. 아버지의 병을 알고 난 뒤부터 지금까지 엄마의 간호는 그야말로 극진했다. 당신도 허리 병이 있어 몸 추스르기가 만만치 않을 텐데도 ..
173편|작가: 선물
조회수: 6,121|2011-05-31
아버지의 뽀뽀
마른 삭정이처럼 쪼그라든 내 아버지의 작은 몸피. 초점을 잃은 채 흐릿하게 허공만 훑는 옅은 눈동자. 사랑하는 내 아버지. 이미 모든 것을 체념하고 내려놓으신 당신 앞에서 나는 감히 입을 뗄 수가 없다. 그 어떤 말도 생의 마지막을 눈앞에 둔 아버지의 먹먹한 무..
172편|작가: 선물
조회수: 5,361|2011-05-30
이것은 축복이다.
<며칠전까지...> 알람이 울린다. 자리에서 일어난다. 국 냄비를 데우기 위해 가스에 불을 붙인다. 어머님 혈압 약을 챙긴다. 빨대 꽂힌 컵에 물을 담아 어머님 방으로 들어간다. 누워 계신 어머님께 혈압 약을 드리고 혹시 큰 거 마려우세요 여..
171편|작가: 선물
조회수: 5,119|2010-10-26
슈스케
1.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눈길이 잡힌 화면. 뭔가 수선스런 분위기 속에 낯선 얼굴들이 노래를 부른다. 손톱이 엄청나게 긴 무속인도 있고 뭐라고 하는지 알아듣지도 못할 말들을 속사포처럼 뱉어내는 앳띤 소년도 있다. 이름난 가수들이 그들의 노래를 듣고 합격,..
170편|작가: 선물
조회수: 5,117|2010-10-25
책-
헬렌 한프, 채링크로스 84번지. 내 핸드폰 메모장 8번 내용이다. 언제 입력했는지는 기억에 없다. 그러나 메모장에 고이 입력된 것으로 보아 어딘가에서 내 관심을 끌만한 글로 소개된 책인 것이 분명하다. (후에 기억났는데 한비야 님의 ‘그것은 사랑이었네`에 이 ..
169편|작가: 선물
조회수: 4,953|2010-08-13
저녁
그러고 보니 예전부터 그랬다. 아직 어린 계집아이라 부를 수도 있을 여중생시절. 자나 깨나 같은 옷을 입었던 내게 잘 때만 입으라는 잠옷이 생겼다. 적당히 유치하고 적당히 촌스러운 진분홍색 잠옷이었다. 나는 그 옷을 입고 공주가 된 양 얼마나 설렌 맘으로 ..
168편|작가: 선물
조회수: 4,416|2010-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