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더이상 동화를 믿지 않..
봄은 너무도 짧았다. 눈을 호사시켰던 갖가지 색깔의 화사한 꽃빛에 취할만하니 금세 사라졌다. 큰 비도 아닌, 소록소록 내리는 가느다란 봄비에 연한 꽃잎은 스러졌다. 짧은 생에 대한 예감 때문에 더더욱 강렬한 아름다움을 분출했나보다. 화려한 꽃은 졌으나 그 자리엔..
130편|작가: 선물
조회수: 3,024|2008-04-23
매일 그대와
아침이 밝아온다. 곤한 잠 떨쳐내고 일어나야한다. 시계를 보니 잠시 침대 위에서 뭉그적거릴 여유는 있는 것 같다. 잔뜩 긴장해있는 다리를 살짝 들고 발치를 살펴보았다. 역시 이놈, 새근거리며 자고 있다. 잘못 다리를 놀리다간 침대 아래로 추락시키기 십상이다...
129편|작가: 선물
조회수: 3,200|2008-04-02
빛을 향하여
봄이 오는가보다. 창으로 쏟아지는 때깔 고운 빛은 천생 봄의 것이다. 작년 이맘때도 이렇게 봄은 왔겠지. 나는 또 그렇게 봄을 맞았겠지. 그저 오나 보다, 가나 보다 그렇게 데면데면했을 테지. 마흔이 불혹이라는데 난 훨씬 일찍부터 몸과 맘에 굳은살이 박였다...
128편|작가: 선물
조회수: 3,046|2008-03-27
하루
잠든 아이의 모습은 순하다. 순한 아이의 모습을 보는 나는 얼마간 평화롭다. 좀 더 이대로 아이를 자게 해 주고 싶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아이를 깨운다. 등교시간에 맞추어야 하니까. 마음을 다잡고 최대한 다정한 목소리로 아이의 잠을 깨웠다. 절..
127편|작가: 선물
조회수: 2,991|2007-06-20
소망
잠깐, 아주 잠깐씩 마치 넋두리 같은······. 별로 진지하지 못한 소망을 품게 될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내 감히 이런 소망을 끝내 토해 내어도 되나, 어쩜 죄가 아닐까 참으로 조심스러워지기도 합니다. 축복처럼 선물 받은 큰 불편함 없이 제 기능을 다..
126편|작가: 선물
조회수: 3,078|2006-12-19
어머님의 선물
나는 아무 말 없이 가만 앉아 있으면 비교적 조용해 보이는 모습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내 본 모습이 아니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고 내가 망가지면서도 남을 웃기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다. 때문에 활동하는 것도 적극적이고 늘 외향적이란 말을 듣고..
125편|작가: 선물
조회수: 3,022|2006-10-23
품안의 자식
저녁이면 호수공원으로 산보를 다닌다. 막둥이도 함께 데리고 나간다. 처음에는 목줄을 불편해하던 막둥이도 이젠 목줄을 해주면 산보 가는 줄 알고 신이 나 꼬리를 흔든다. 막둥이를 데리고 다니다보면 다른 강아지들도 친근하게 느껴지고 또 유심히 쳐다보게 된다. ..
124편|작가: 선물
조회수: 3,122|2006-09-28
낮은 이의 이야기
언제나 진솔한 강론으로 마음의 평화를 주셨던 신부님이 다른 본당으로 가시는 날이다.혹시나 하는 마음이었는데 다행히도 오늘 미사에서 신부님을 뵐 수 있었다.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신부님의 강론을 한 말씀도 놓치지 않고 들으려 애썼다.신부님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차..
123편|작가: 선물
조회수: 2,755|2006-09-14
막둥이(끝)
개는 집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고독을 지킨다. 일간신문에 나오는 소설에서 본 글입니다. 강아지를 키우다보니 그 말이 명언이다 생각됩니다. 마음이 불편해서 혼자 삭히고자 할 때, 어느새 곁으로 다가온 막둥이의 까만 눈동자는 제게 위로가 됩니다. 그럴..
122편|작가: 선물
조회수: 3,079|2006-07-12
막둥이(10)
1. 친구와 함께 한 시간 반 정도 길 친구가 되어 버스를 탔다. 가는 길엔 둘 다 심각한 얼굴이었고 오는 길엔 둘 다 환한 얼굴이었다. 그 차이는? 가는 길에 나눈 이야기는 자식에 관한 것이었고 오는 길에 나눈 이야기는 각자 기르고 있는 강아지에 관..
121편|작가: 선물
조회수: 2,871|2006-06-26
막둥이(9)
길에서 고양이 한 마리를 만났다. 원래는 고양이를 무서워하는 편이었는데 언제부턴가 그 정도가 조금씩 덜해졌다. 아마도 길에서 으슬렁거리는 고양이를 많이 본 때문일 것이다. 고양이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쓰레기를 버리러 갈 때 주로 잘 마주치는 편인데 나와 딱하니 ..
120편|작가: 선물
조회수: 3,105|2006-06-15
막둥이(8)
막둥이는 병원을 무지 싫어한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 병원은 막둥이에게 안 좋은 추억을 가져다 준 장소이다. 낯선 곳, 낯선 이에게 몸을 맡기는 것만도 두려울 텐데 그 어떤 설명이나 양해도 받지 않고 자기를 마음대로 만지고 찌르고 하니 그럴 수밖에 없..
119편|작가: 선물
조회수: 2,753|2006-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