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장 가는 길.
경운기를 타고온영감님이 복숭아가 든 상자를 내 옆 난전 틈새에 내려놓는다. 뒤따라 온 할머니와 머리를 밤톨같이 반지르하게 잘 깎은 똘망똘망한 눈을 가진소년은 할아버지가 들고 온 복숭아 상자 앞에 선다. 할머니는 소년에게 '저기 상점에 가서 할아버지하고남은 복숭아 팔..
50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2,338|2004-08-30
가을 인가 봐요.
올 여름 사실 얼마나 덥던지 무섭기 까지 했습니다.여지껏 살면서 땀띠 라는것 한번 나 보지 않았는데 긴 옷입고 거리에 나 앉아 있다가 더위 참지 못해 반팔 입고일했는데 땀띠가 나기 시작하는데...휴우밤에 더워서 잠 안오지, 땀띠 난 팔 가려워잠 안오지, 제 정신이 아닌..
49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1,691|2004-08-25
시장에서 생긴일.
아... 너무 더워. 부채를 부쳐보지만 더운바람이 불어 소용없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옷차림이 한결 가벼워졌다. 민소매를 입었다던가. 아주 짧은 반바지를 입었다던가... 샌달을 신은 발톱위로 빨간색 매니큐어를 바른여자의 다리는 참 하얗기도 했다. 쭉뻗은 다리를 따라올라가..
48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1,719|2004-06-17
그리워 지는날.
아침 일찍 집을 나와 장터로가서 짐을 풀고 나면 온몸이 땀에 젖는다. 손에 끼고 있는 목장갑으로 흐르는 이마의 땀을 쓱 딱고 시원한 물로 목을 축인다. 대충 짐정리를 끝낸사람들 끼리 모여앉아 해장을 하는 사람들 틈에서나는 어느덧 술꾼으로 소문난건지손을 흔들어 오라 ..
47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1,789|2004-06-11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
요 며칠 기운이 다 빠져 집에 돌아오면 기어다닐정도로 무기력했다. 지난 5월 1일 공주장 가는길, 장을 목전에 두고 앞차의 급정거로 뒤따라가던 내차가 앞차의 범퍼를 부딪치는 가벼운 충돌이 있었다. 순간 하느님, 감사합니다, 소리가 절로 흘러나왔다. 그도 잠시 차에..
46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1,758|2004-06-06
나는 허허롭다
요즈음 소설공부를 시작하면서 글을 쓸수가 없었다. 함께 하는 문우들는 국문과 교수진, 국문학을 전공하고 또다시 문창과에 재 입학하여 공부하는 소설가 지망생, 이미 등단한 소설가들 틈에서 내 작품은 지적의 대상이였다.가장 기본적인 띄워쓰기 조차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는..
45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2,123|2004-05-28
꽃비 맞아보셨나요?
오늘 아침 뉴스에 비가 온다고 했지만 비온다고 안 나갈 내가 아니지요. (돈귀신이 붙었는데..우히히히) 기온이 스산한게 자꾸 하늘을 올려다 보게 되고 내가 앉은 자리 옆에 서있는벚나무 가지에선 이미 진 꽃들이 바람한번 슬쩍 지나가면 후투루 헛꽃들이 우수수 떨어지는..
44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1,909|2004-05-01
어느 봄날. 두번째 이야기
분분히 떨어지는 꽃잎위를 지나가는 낡고 오래된 차에 앉은 나는 눈물이 핑 돌만큼 4월이 행복했다. 날마다 찾아가는 장터길엔 춘정에 무르익은 봄꽃들이 제 향기를 쏟아놓고 격정에 휩쓸려 혼절해버린 봄날에 나도 꽃잎처럼 흩어지고 싶었다. 장터에 도착해 물건을 펴고 손..
43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1,857|2004-04-11
선물
연두색 나무 대문위에 기와가 높이 올려져있던 오정목 수동집에서 나는 인쇄소를 하는 민숙이와 담장을 사이에 둔 앞집 광이와 해지도록 종이인형 을 가지고 놀다 은행나무집으로 들어가 소꼽장난을 하다가 다리건너 요셉이까지 합류하는 날이면 날이 어둑해서야 집으로 돌아갔다. ..
42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2,234|2004-04-03
어느 봄날
커피내음이 금방 흘러 나올듯한 '맥스웰향기' 사보를 뒤적이다 수평선이 아름다운 바닷가에 떠있는 숲에서 그만 눈동자가 멎고 말았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리다보면 바다를 품에 안은 포구의 넉넉함과 해안선 끝자락에서 해돋이를 볼수있는 당진은 맑은날보다는 흐린날 바다풍경이..
41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1,843|2004-03-21
장돌뱅이의 희망가
지난해 부터 천재지변이 일어나지 않는한 휴일을 접어둔 내게 "죽을 때 까지 한다며 뭐가 못믿어워 쉬지를 않고 장터를 비우지못하는지 미련하긴.."하는 말을 들었을때도 그냥 내자리에 앉아있는것이 좋아 키득거렸다. "언니, 봐 봐요. 얼마나 재미있는지... 물건해와서 ..
40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1,650|2004-03-17
어찌보면 꿈같은 일이기도 하..
하루 생활을 접고 네모난 화면위에 토닥토닥 마음 풀어놓는일, 그 마음 엿보고 다독여주는 님들이 계시다는것, 참 신기하고 감사한일이지 뭐예요. 어찌보면 꿈같은 일이기도 하지요. 책을 읽어보고 먼데서 찾아와주시는님들이 가끔 계십니다. 그럼, 제가 아주 부끄러..
39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1,771|2004-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