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생활을 접고 네모난 화면위에 토닥토닥 마음 풀어놓는일,
그 마음 엿보고 다독여주는 님들이 계시다는것, 참 신기하고 감사한일이지 뭐예요.
어찌보면 꿈같은 일이기도 하지요.
책을 읽어보고 먼데서 찾아와주시는님들이 가끔 계십니다.
그럼, 제가 아주 부끄러워해요. 죄송하기도 하구요.
정말 땅거지 처럼 땅위에 앉아 주섬거리며 물건 파는일외에 보여줄게 아무것도 없어 당황하기도 하지요. 그래서 때론 아무말 하지 않을때도 있구요. ㅡ.ㅡ;
얼마 전
서울서 금산장으로 아름다운 한분이 찾아오셔서, 추운날씨임에 종일토록 제 장사하는 옆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다 가셨습니다.
그 님께서 전해 주신 모 싸이트에 올렸다는 편지를 옮겨보겠습니다.
(.... 왜 옮기느냐하면 저를 너무 좋게 써주셨고(허거덕~!) 곳곳에 그날 풍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그 님의 묘사가 마음에 쏙 들어 자랑할라꼬요. 잘난척 해도 용서해 주세요. 죄송합니다. 헤~ )..
*금산장엘 다녀와서 ........
생각만 해보기는 어렵지않습니다
그걸 구체적으로 말로 표현하고 설득하는것또한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그런 자기의 의지들을 정말 실천하는 사람들은 많지않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온 삶의 한부분 한부분들을 따뜻한 글로 엮어내기 까지 한다면....
대상이 누구건간에 전 존경하지 않을수없구요
엊그제는 기차타고 버스타고 충청도 시골 금산장엘 다녀왔습니다
이세상에 완벽한 행복이란 없는것
누구든 어느한쪽은 갖지못한 것이 있을찐데 더하고 덜함에 개의치않고
남이보면 걱정될만큼 추락하는 와중에도
원더우먼 처럼 정면돌파하는 여자들을 보면 이내 흥분되어 오지랖 넓은 저로써 그냥 활자로만 난나는데 성이 차지않아 결국 금산장을 찾게 된거지요
사실 더 궁굼한건
흙먼지 왠종일 뒤집어써가면 그리 인생이 즐겁지만은 않을 거같은 시골장을 돌면서 어찌그리도 아름다운글을 퍼올리는지 그것이 너무나 궁금했었습니다
늘상 보아오던 시골장 그대로였습니다
더구나 이런시장의 생리를 어느정도 감잡고 있는 저이기에....
........
나름대로 사연이 있는법한 시장판 사람들....
그래서 어느한부분 자기도 모르는 각이있어 소통에 불편함을 줄수도 있는그들....
그냥 따뜻한 시골인심만 날마다 있는건 아닐찐데....
아 어떤모습일까 ?
더 빨리 만나고 싶어 금산역에서 걸어서 한오분거리 장이었는데 급한마음에 택시를 불러타고 장에 도착했습니다
.....
금산농협 한구석
빠알간 소쿠리 서너개에 담겨있는 화장품들...
정말 장사꾼답지 않은 하얀얼굴
아무런 무장도 하지않은 군인을 전쟁터에서 만났을때도 이렇게 당황스러울까?
아무튼 그런 첫 느낌이었습니다
그 흔한 좌대도 없이 진짜 길바닥에 펼쳐놓은 물건들....
물건이래봤자 말그대로 동동그루므 ..그런느낌의 로션 머릿기름 등등
사가는 손님이나 파는 주인이나 연신 흙머지 닦느라 정신이 없고
서로 쪼그리고 앉아 다리도 안저린지 두런두런 나누는 말들도 많고
삼천원짜리 로션도 비싸다고 깍아달라는 할머니
그래도 화장품은 향이나야한다며 더 찐한 향나는 크림은 없냐고 망설이는 아주머니
그날 금산장을 다둘러봤지만 그분처럼 시골장 컨셉에 충실한 연출은 없었습니다
그 분은 개의치않고
틈틈이 농협에서 자판기 커피도 빼오며 손님대접도 하시느라 애쓰시고
장사를 성실하게 열심히 하십니다
영하의 날씨....
바닥장사...
막상 하루종일 앉아보니 뼈속까지 춥다는 그말뜻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냥 넘 궁금했습니다
어쩄든 책을2집까지 내고 꽤나 메스컴을 타고 했으니 성공한 분임에는 틀림없었지만
일반적인 뻔한 성공스토리에 일색에서
뭔가 사람냄새나는 그런 그분이 넘 궁금했습니다
장을 파하고 그분의 봉고차를 같이 타고오는내내
한마디 한마디 아주 오랫동안 고민하고 애쓴자만이 흘릴 수있는 그런 말들을
막힘없는 솔직한 고백을 들으며 책 두권에 실은 이야기가 얼마나 많은 사연을 축소한건지 짐작이 가고...
어느 한단계를 뛰어넘을때엔 그만큼의 마음부침이 있을터였고
문학적인 감수성 못지않게
대단한 사업수완에도 놀라웠습니다
얼핏보면 어눌하게 보이는 그분만의 마케팅에도 어느 경제학자 못지않은 실전 경영론을 엿볼수있었으니까요 (그날 금산장에서 가장 작은 난전이었음에도 손님은 제일많았음)
생각을 아주 많이 하는 여자
그리고 그중에서 자기가 실천할걸 적절히 고를줄알고
그 실천들을 감동으로 이어주는 사람
영리하고 지혜로운 여자
.....
문득
보너스처럼
정말 똑똑한 여자들을 만나면 어떨땐 감격스럽기까지합니다
그리고 엉뚱하게도
다시 살아난 유관순 언니를 만나것처럼 흥분되어 만세삼창이라도 부르고 싶어집니다
그리고 그 분이 어느분야에 있건간에 그냥 고맙단 인사가 나옵니다
새벽부터 부산떨고 기차타고 오르락 내리락 온몸 흙먼지 뒤집어쓰고 장바닥에 앉았다 왔는데도 마음이 너무 편안하니....
꼭 새벽산사를 다녀온 그런 기분입니다
아 ~~~~~
사람은 꽃보다 아름다워~~~~
이 말은 분명 진리인것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