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편지
<연애> 안도현 연애 시절그때가 좋았는가들녘에서도 바닷가에서도 버스 안에서도이 세상에 오직 두 사람만 있던 시절사시사철 바라보는 곳마다 진달래 붉게 피고비가 왔다 하면 억수비눈이 내렸다 하면 폭설오도가도 못하고, 가만 있지는 더욱 못하고길..
62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2,982|2006-05-18
꿈속의 넋
夢魂(몽혼) -이옥봉- 近來安否問如何(근래안부문여하) 요즘 안부를 묻습니다 당신 잘 계신지요?月到紗窓妾恨多(월도사창첩한다)로다.달 비친 비단 창가에 제 슬픔이 깊습니다若使夢魂行有跡(약사몽혼행유적)이면,만약 꿈속의 혼 다닌길에 발자취를 남길 수 있다면門前石路半成..
61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2,622|2006-05-06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날씨라고 했지만 '추우니까 겨울이겠지, 이까짓것 쯤이야.'하는 마음으로 영동 장터로 향했다.전을 펴고 나니 숨 쉴때마다 입김이 하얗게 서려나와 그제서야 추운줄 알았다.발이 시려워 동동 거리고 있는데 버스 정류장앞에서 붕어빵을 구워파는 언니가 오라..
60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2,562|2005-01-10
그 여자 이야기. 16
학교에서 집에 오는 길까지는 아주 느릿느릿 걸어와도 오분이였다. 정문 맞은편의 우리약국을 지나면 유리집이 나오고 양장점이 나오고 곰보아줌마의 수동상회를 지나가면 호떡집, 그 호떡집을 지나면 문구점이 있다. 나는 문구점에서 예쁜 편지지와 엽서사기를 좋아해 새로운 것이 들..
59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2,461|2004-12-25
44세의 비망록
참으로 곤궁했던 시절,낯선도시에서 처음으로 시작한것은 손가락에 남아있던 반지를 팔아 빵굽는 리어카를 구입하면서 붕어빵 장사를 했다.아파트 상가 앞에 리어카를 놓고 빵을 구웠다.채소전을 찾아가느라 상가 지하에들어서면 부도가 난 마트안에 들어있는 생필품들이 먼지를 뒤짚어 ..
58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2,153|2004-12-16
그 여자 이야기.15
산속의 밤은 고요하다기보다는 쓸쓸함이 넘쳐 비장했고 인적없는 산길은 두려움이 사방 고여 있었다.밤하늘의 별은 저리도 빛나건만 길을 찾지못하고 어둠속에서 헤메고 있었다.뒷산에서 들리는건지 앞산에서 들리는 건지 여기 저기서 짐승울음소리가 들리는 비좁은 길에 차를 대놓고 앉..
57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1,974|2004-11-24
우리는 친구 아이가~!
장터에 물건을 내려놓고 차를 주차하는데 비어있는 공간에 커다란 은행나무가 있다. 팔랑거리면서 떨어지는 노란 은행나무잎이 사뭇 지나간 시간처럼 아늑하게 모여든다.무슨마음을 갖고 자라면 저렇게 노란빛으로 물들수 있을까.차를 은행나무 바로밑에 세워 놓았다.차지붕위로 떨어지는..
56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1,897|2004-11-16
"죽도록 사랑해서"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주연의 알리다 켈리(Alida Chelli)가 부른 "죽도록 사랑해서(Sinno Me Moro)" 이태리 영화 '형사'의 주제곡입니다..SINNO' ME MORO / Alida Chelli(형사 OST) Amore,amore,amore,amore m..
55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2,006|2004-11-04
그 남자 장씨.
그 남자가 나를 보고 걸어오면서 웃던 웃음이 얼마나 큰지 난전에 서 있던 나는 그만 엉겹결에 따라웃고 말았다. 내 앞에 멈춰선 그 남자에게 "뭐 찾는거 있으세요?"할때,"이런 곳에서 고향분을 만나니 반가워서..."하는데 남자의 눈에 매달린 돗수높은 안경이 어지러웠다. ..
54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2,079|2004-10-23
그 여자 이야기.
엄마 손 잡은 어린 아이가 엄마 발자욱 따라 종종걸음치며 따라오네요. 아이, 이뻐라.아이의 엄마는 인형옷 처럼 모양도 빛깔도 고운 아이들 옷전에 멈춰서서 옷을 고르는데 엄마 뒤에 서 있는 고녀석 얼마나 양볼이 탱탱한지 만져보면 찐계란처럼 말랑말랑 거릴것 같고 눈엔 별빛..
53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1,796|2004-10-08
내 자리
천지간에 쓸쓸한 가을은 원예농협 화단위로 햇살을 모으고 그 안에 피어있는 노란 분꽃, 진분홍 분꽃은 나란히 얼굴을 마주한게 그 사이 정분난게 틀림없어 보인다.분꽃이 내려다 보고 있는 화단 아래가 향긋한 코티분을 시세이도를 풀어놓는 내 화장품전이다.자리를 깔고 물건을 펴..
52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1,673|2004-10-03
대목장날.
추석을 엿새 앞둔 대목장날.말이 대목장이지 작년 매상 반도 안된다며 한숨짓는 장꾼들은 그래도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일찍들 자리를 잡고 손님맞을 준비에 분주한데,사람들 발걸음 몰리는 곳은 햇밤 털어 가지고 지게에 지고 온 할아버지의 난전 앞이고 , 밭에서 캐온 도라지 세..
51편|작가: 손풍금
조회수: 1,850|2004-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