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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의 넋


BY 손풍금 2006-05-06

 

 

 

夢魂(몽혼) 
                                   -이옥봉-

 

 

 近來安否問如何
(근래안부문여하)

요즘 안부를 묻습니다 당신 잘 계신지요?

月到紗窓妾恨多
(월도사창첩한다)로다.

달 비친 비단 창가에 제 슬픔이 깊습니다

若使夢魂行有跡
(약사몽혼행유적)이면,

만약 꿈속의 혼 다닌길에 발자취를 남길 수 있다면

門前石路半成沙
(문전석로반성사)로다.

당신집 문앞 돌길이 반은 모래가 되었을 거에요...

 



 

 

 

 

 

 

그리운 꽃편지1

 

                        김용택

 

 

봄이어요.

바라보는 곳마다 꽃은 피어나며 갈 데 없이 나를 가둡니다 숨막혀요

내 몸 깊은 데까지 파고들어 내 몸은 지금 떨려요

나 혼자 견디기 힘들어요 이러다가는 나도 몰래 혼자 쓸쓸히 꽃 피겠어요

싫어요 이런 날 나 혼자 꽃 피긴 죽어도 싫어요 꽃 지기 전에 올 수 없다면

고개 들어 잠시 먼 산 보셔요 꽃 피어나지요 꽃 보며 스치는 그 많은 생각

중에서 제 생각에 머무셔요 머무는 그곳 그 순간에 내가 꽃 피겠어요

꽃들이 나를 가둬 갈 수 없어 꽃그늘 아래 앉아 그리운 편지 씁니다 소식 주셔요.

 

 

 


 

 

 

 

편지

 

                        이성복

 

1

 

그여자에게 편지를 쓴다 매일 쓴다

우체부가 가져가지 않는다 내 동생이 보고구겨 버린다  

이웃 사람이 모르고 밟아 버린다

그래도 매일 편지를 쓴다

길 가다 보면 남의 집 담벼락에 붙어 있다

버드나무 가지 사이에 끼어 있다

아이들이 비행기를 접어 날린다

그래도 매일 편지를 쓴다

우체부가 가져가지 않는다 가져갈 때도 있다

한잔 먹다가 꺼내서 낭독한다

그리운 당신....빌어먹을,

오늘 나는 결정적으로 편지를 쓴다

 

 

2

 

안녕

오늘 안으로 나는 記憶을 버릴 거요

오늘 안으로 당신을 만나요 해요

왜 그런지알아요? 내가 뭘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요

나는 선생이 될 거요 될 거라고 믿어요

사실, 나는 암것도 가르칠 게 없소

내가 가르치면서 세상이 속아요 창피하오 그리고 건강하지 못하오

결혼할 수 없소 결혼할 거라고 믿어요

 

 

안녕

오늘 안으로

당신을 만나야 해요

편지 전해 줄 방법이 없소

 

 

잘 있지 말아요

그리운....

 


<오랜동안 비워 둔 제 빈방을 찾아주신 고마운 님들께 제가 좋아하는 詩를 바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