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했던 기억
날씨가 끄물끄물하니 비가 올 것만 같다.코로나 환자 수가 급증했다하고 날씨도 이래서인지 식당에 손님이 없다.손님도 없는데 외식이나 하자고 남편을 꼬드겼다.외식을 싫어하는 남편도 늙었는지 요즘은 이런 꼬드김에 비교적 잘 넘어간다.남편은 비지찌게를 난 우동을 시켰다.둘 다..
72편|작가: 낸시
조회수: 9,663|2022-01-25
엄마의 부탁
시장 바닥에 채소광주리를 놓고 노점상을 하는 엄마에겐 어려움이 많았다.첫 번째는 자리 싸움이었다.시장에는 엄마같은 뜨내기가 아니라도 노점상은 많았다.시장에서 장사로 잔뼈가 굵은 노점상이 수두룩이다.점포를 차린 것은 아니었어도 목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아침부터 영업하는 ..
71편|작가: 낸시
조회수: 7,337|2021-01-08
광주리 무게
나를 낳고서 시작했다는 엄마의 광주리장수는 그 뒤 아들을 낳아 대학을 졸업시킬 때까지 계속되었다.농사 일이 시작되기 전 이른 봄에는 들나물 산나물을 뜯어다 팔았다.농사 일이 시작되면 오전에는 밭 일을 하고 그 사이 장에 내갈 물건을 골랐다.가지, 고추, 오이, 열무, ..
70편|작가: 낸시
조회수: 4,235|2021-01-07
드디어 아들
딸은 대를 잇지 못한다고, 쓸모없는 자식 취급을 받던 때다.연달아 딸만 셋을 낳은 엄마는 스스로 다시 죄인이 되어갔다.어른들 사이에선 작은집 큰아들을 큰집 양자로 들여야한다고들 하였다.이 말에 작은엄마는 큰집 딸들 학교 보낼 돈으로 자기 아들을 가르쳐야한다고 주장했다...
69편|작가: 낸시
조회수: 2,441|2021-01-05
딸 딸 딸
큰언니가 태어난 뒤 집에는 날마다 웃음 꽃이 피었다.웃음소리가 어찌나 큰지 뒷집 사람들을 궁금하게 할 정도였다.궁금한 뒷집 사람들이 까치발로 담장 너머 바라보면 별 것도 아니었다.등에 베개를 묶어 놓고 뒤뚱거리며 걷는 아이 모습에 온 가족이 모여 박장대소하더란다.우리 ..
68편|작가: 낸시
조회수: 2,618|2021-01-03
엄마의 시앗
엄마는 결혼하고 십 년이 넘도록 아이가 없었다.엄마보다 늦게 결혼한 작은 엄마는 첫딸을 낳고 연달아 아들까지 낳았다.그 뒤 결혼한 큰 고모도 딸을 낳았다.둘째 고모까지 결혼해서 딸을 낳고 이어 아들을 낳았다.고모 둘 다 친정살이를 하였으니, 작은엄마와 고모들의 뒷바라지..
67편|작가: 낸시
조회수: 2,576|2021-01-02
아버지의 후회
지난 날을 돌이켜 정말 후회되는 일이 있다며 아버지는 가끔 안타까워하셨다.아버지 인생을 바꿀 절호의 기회였는데 놓쳤다는 것이다.그 때 맘먹은 대로 실행했으면 지금쯤 가난을 벗어나 부자로 살았을 거라셨다.할머니와 막내고모 사이에 불화가 한창일 때였다고 한다.할아버지는 할..
66편|작가: 낸시
조회수: 2,413|2020-12-31
할머니 장례식장에서
서할머니는 아버지 진갑이라고 친척들이 다 모였을 때 돌아가셨다.그 때는 환갑이면 동네 잔치를 하고 진갑에도 친척들이 모여 축하를 하였다.친척들이 모두 모였으니 음식 장만은 기본이다.평소보다 기름진 음식이어서인지, 그것을 먹고 배탈이 난 할머니가 그만 돌아가신 것이다.놀..
65편|작가: 낸시
조회수: 2,442|2020-12-31
서모 시어머니
엄마는 한 쪽 눈이 수시로 찌르고 아프다고 하였다.흰자가 검은자를 살짝 덮고 있었는데 할머니와 막내고모의 싸움 때문이었다고 하였다.나중에 수술을 해서 좋아졌다 했지만 우리 키울 때는 그 불편을 그냥 견디었다.아버지 팔남매를 낳아주신 할머니는 막내고모가 4살 때 돌아가셨..
64편|작가: 낸시
조회수: 3,100|2020-12-30
엄마, 우리 엄마
나는 바보 같이 세상을 살다 간 엄마를 좋아하지 않아, 아버지가 더 좋아.이제껏 그렇게 말을 해왔다.아버지와의 추억은 행복한데 엄마를 추억하면 안타깝고 미안하고 답답하고 슬펴서였다.그런데 요즘은 아버지보다 엄마 생각에 잠길 때가 더 많다.딸인 내가 추억하기 마저 싫어하..
61편|작가: 낸시
조회수: 1,084|2020-12-23
이쁘고 잘 생긴 오이
경제개발이 되기 전, 1960년대 시골에선 돈이 참 귀했다. 어찌나 돈이 귀했던지 육성회비를 내지 못해 국민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는 사람이 많았다. 입학할 때 백명이 넘었다는데 나와 같이 졸업한 아이 수는 36명이었다. 경제적인 이유로 중간에 그만 둔 아이들..
60편|작가: 낸시
조회수: 2,085|2018-08-06
자식 농사
자식 농사는 반타작이면 다행이다, 우리가 어렸을 때 흔히 들은 말이다. 그 만큼 영유아 사망율이 높았다는 뜻이다. 우리 때는 실제 나이와 호적 나이가 두세살 차이지는 경우도 많았다. 죽을지 살지 모르니 기다렸다 출생신고를 하였을 것이다. 우리 형제는 다행히 하..
59편|작가: 낸시
조회수: 2,178|2017-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