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대답에 남자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집에 돌아오면서 난 쾌재를 불렀다. 아이구 이제 안 오겠지. 속이 다아시원 하구만. 그랬다. 돌아오는 골목길은 좁다. 그 당시엔 영화화보가 벽이라면 무조건 붙이고 제목도 이상한 게 많았다. 무심결에 한 여자..
99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2,570|2006-05-25
이 남자를 책임져?
중매는 잘 해야 한다. 잘 연결해줘야 한다. 다리가 튼튼한 것처럼. 특히 사람을 사이에 두고 몇 번의인연으로도 안 될 일들이 이 중매에 달려 있다는 것을 새삼 절절하게 느꼈다. 알고보니 나를 두고 두명의 중매인이 있었다. 한 명은 엄마의 교회 정집사님. ..
98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766|2006-05-23
나의 남자들 이야기
엄마가 날 유심히 본다. 아침에 일어나라고 부르는 이름이 못난이다. 난 엄마를 닮지 못 한 딸이다. 백프로 닮지 않았다. 엄마의 말씀으로는 내가 딸 하나를 낳기 다행이지... 또 있으면 큰 일 날 뻔 했다고 푸념한다. 나 말고 남동생을 셋이나 낳으..
97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2,195|2006-05-22
오월에 꽃이 피는 이유
당산나무가 너무 오래 살았지.. 계절을 밥 먹듯이 해대곤 하더니 지난 밤 벼락에 오른쪽 가지가 분질러 졌어. 오늘은 그 굵은 가지를 주으러 걸어가지. 나도 오랫동안 그 나무 그늘아래서 늙었지. 언젠가는 이렇게 이별을 알았는지 나도 서운하지 않을 만큼 ..
96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2,242|2006-05-21
나를 표현하지 못하게 하는 ..
다행이다. 내가 지금 이곳에 태어나서 살 수 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조선시대에 태어났으면 난 영락없이 자살감이다. 맨날 물길러 가면서 무거워서죽겠다 할 것이고 그 불편한 한복의 옥죄는 치마끈에 시달렸을 것이다. 태어나도 생긴 것을 보니 궁녀라도 한 참 ..
95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605|2006-05-21
정자는 잠 못 이루고...
사람 팔자는 시간 문제라고 하더니 내 짝이 꼭 거기에 알맞았다. 오뉴월 개팔자라고 하더니 이남자냐 저남자냐 고르느라고 잠도 못자고 고민 할 줄은 전혀 예기치 못했던 것이다. 어렸을 때 조금이라도 순정만화라도 열심히 봐 둘 껄... 순서 잘 구성하여 그 다음..
94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822|2006-05-19
나처럼 못생긴 그 남자.
정집사님은 나보고 고르란다. 사진도 아니고 한 사람은 모기업체에서 작업반장이라나 뭐라나 하고 한 사람은 중학교 졸업만 하고 지금은 외삼촌 회사에서 공장장 이란다. 어이가 없었다. 사람을 무슨 물건 고르라는 듯 재촉하는데. 나나 엄마나 선은 처음이고 보니 더욱..
93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961|2006-05-18
그 남자가 또 왔었어..
지금이야 핸드폰에 메일에 메신저에 본인이 직접 안와도 의사소통이 충분히 되지만, 그 때만 해도 전화 아니면 편지가 전부였다. 나는 가난한 것을 잘 모르고 산 것 같았다. 세상물정 모르는 것하고, 가난한 것 과는 별개로 알고 있는 착각속에서 살았었나 보다. ..
92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570|2006-05-17
결혼은 없다,
결혼한다는 것은 나랑은 상관없을 것 같았다. 기필코 꼭 시집을 가야한다는 법 조례항도 없었다. 그 때는... 그렇다고 마음데로 살다가 죽으라는 법도 없었다. 늙어죽는 것은 기정 사실이다. 내가 천 번 만 번 부인한다고 해도 그럴 것이다. 우리 엄마는 신실..
91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773|2006-05-16
못생긴 여자에게 걸린 남자.
한 침대의 광고를 보면 꼭 어릴 적 내가 생각난다. 제발 한 남자를 허락해 달라고 뚱뚱하고 못생긴 여자가 침대에서 자기 전 기도를 하니 하늘에서 벼락같이 뚝 떨어진 남자의 황당한 얼굴을 보면 난 그 남자가 생각난다. 하긴 난 부모님의 은혜로 사지육신 멀쩡하게..
90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2,145|2006-05-13
말을 왜 빙빙 돌려?
어렸을 땐 드라마에서 나오는 탤런트처럼 늘 얼굴을 심각하게 하고 삼각관계에 놓인 연애를 하고 싶었다. 하긴 내 얼굴에 가당키나 했겠는가 싶지만 꿈이라면 꿈이었을 그런 상황을 잘도 상상했다. 가면 갈수록 나이는 들어 노처녀 대열에 서 있을 무렵 어머니는..
89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795|2006-05-12
드라이브
전남 목포까지 가야 한다. 그것도 기차를 타지 못하고 장거리 운전을 해야한다. 고객을 보고 올라오라 하지 못하고 내가 움직이는 것이 배려다. 이렇게 결정을 하고 차 점검을 했다. 하도 주행을 많이 하다보니 휴게소에서 오일갈고.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오고, 농..
88편|작가: 천정자
조회수: 1,852|2006-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