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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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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표현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BY 천정자 2006-05-21

다행이다. 내가 지금 이곳에 태어나서 살 수 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조선시대에 태어났으면 난 영락없이 자살감이다.

맨날 물길러 가면서 무거워서  죽겠다 할 것이고

그 불편한 한복의 옥죄는 치마끈에 시달렸을 것이다.

 

태어나도 생긴 것을 보니 궁녀라도 한 참 밑인 무술이 정도 일 것이고.

양반집 규수라면 더욱 미칠 일이다.

 

신윤복의 미인도를 보니 더욱  신경질 난다.

앵두같은 붉은 입술에 밥은 먹었을까 싶다.

풍성한 치마둘레를 보니 더운 여름엔 더욱 환장할 노릇이었을 것이다.

아무리 삼베로 시원하게 입고 다닌다 해도 남자들의 야한 눈초리에 휘둘릴 것을 생각해보니

영낙없이  시대를 거부하고 목멘다고 난리 부르스를 치뤄을 것임에 틀림이 없다.

 

그런데 지금은 21세기이다.나를 옥죄는 한복은 평생에 한 두번 걸쳐도 잘못없는 세상이다.

남녀평등이라고 이슈 바뀐 것도 한 참 지났고, 여성 상위시대에 막 들어간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젠 나라에서 애만 낳아주면 돈준다는 세상에 여자들은 물 만난 세상인데.

 

어째 내눈에는 무엇인가 자꾸 감춰지는 사실을 알고 싶다.

욕구불만에 빠진 여자처럼 손톱 물어 뜯는 집요함이 자꾸 나를 성가시게 하는 것이다.

 

귀찮을 정도의 성질근성이 나를 못살게 군다.

맞은 여자의 눈두덩이에 푸른 멍자국처럼 바로 지워지지도 않고.

두고 두고 삭히는 홧병같이 지랄한다고 해도 또 질르고 지르는 무대포다.

 

누가 여자를 아름답다고 했는가...

최초로 쓰는 말이라면 또 뒤집어 보이는 역동적인 사람의 활화산 같은 깊은 곳은 왜 교묘히 감추려고 그렇게 기를 쓰는지 알 수가 없다.

 

구분하지 말라.

남녀는 구분이 아니다. 구분이기 전 나의 전부인 거, 전체가 대변됨에 먼저 우선되야  함을

무사통과를 시키 듯이 당연시 간과되고 있다.

 

인식에 차이는 있다. 물론 다름이 있다. 그러나 차별은 없다.

누구의 잣대로 서슴없이 줄자를 대고 긴가 짧나  부르짓는가.

앙금처럼 가라앉은 질문에 휘젓는다.

 

난 지구위에서 걸으며, 뛰기도 하고 그렇게 사는 사람이다.

어디 나 혼자 뿐이겠는가?

주소도 지구위에 있다.

자꾸 잊어버리게 세뇌시키지 말라

중독이 되었다면 해독제를 추가시켜야 된다.

 

잃어버린 것이 있다는 것을 알 때

그  때부터가 가장 중요하다.

 

나를 표현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내 안에 뚱뚱하게 자리잡아 영역이 넓다.

이제부터 빼기를 해야한다. 반드시 빼야 다시 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