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 목숨을 건 맞섬16
눈꺼풀을 치켜든다. 밖이 훤하다. 어둠은 물러가고 없다. 늘어지게 기지개를 켠다. 이내 애니가 다가온다. 컴퓨터로 가서 손으로 매만진다. 마음이 가볍지가 않다. 하루가 그의 몸속으로 스며든다. 아침을 물리고 다들 뫼의 컴퓨터 앞으로 몰려든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뫼..
73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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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15
셋은 아무일 없었던 듯 히히덕거리며 숲으로 간다. 뫼는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을 애니를 생각한다. 조물주라고 으스대며 피조물들을 우습게 여기고 있다. 하지만 그건 보이는 것이 그럴 뿐이다. 속은 그게 아니라는 것쯤은 그도 안다. 놓친 후유증에 시달리며 애가 달아 있을 ..
72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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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14
뫼는 다시 인터넷 속으로 들어간다. 잔뜩 긴장을 해서인지 손놀림이 무디다. 겁이 난다. 애니가 따라붙었을 때 잽싸게 달아나야 한다. 한데 잔뜩 움츠린 몸이 굼뜨게 움직인다. 애니를 따돌리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선다. 그래 거침없이 나설 수가 없다. 주변만 얼쩡..
71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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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13
뫼는 가상세계로 나가기 전에 먼저 이선의 대화방으로 들어간다. 마음이 뒤숭숭니 무거운 걸 걷어내고 싶다. 이선이라면 자신의 마음을 달래줄 것도 같다. 이선의 컴퓨터는 켜져 있다. 하지만 두드려도 그녀는 듣지 못한다. 이선은 인터넷을 차단한 채 글을 쓰고 있다. ..
70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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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12
하지만 뫼는 틈을 주지 않는다. 방화벽 뒤로 숨어버린다. 날렵하다. 그의 추적을 알고 있는 눈치다. 거의 잡아 놓고 놓친 게 화가 난다. 뫼는 아슬아슬 애니를 따돌린다. 붙잡힐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운 마음이 끼어들기는 했지만 어렵지 않게 밀어낸다. 미끼가 되기로..
69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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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11
메일 보내는 것은 그만두기로 한다. 보내봐야 소용이 없다. 여자는 열어보지도 않고 삭제해버린다. 여자의 카페를 공략하기로 한다. 읽기도 쓰기도 모두 정회원 이상에게만 허용하고 있다. 그냥 손님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일단 회원가입부터 한다. 승인이 떨어지기를 ..
68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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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10
‘움직이기 시작했군.’ 애니가 인터넷을 뒤적이다 멈추고 희심의 미소를 짓는다. 생각지 않은 덤을 받은 기분이다. 애니민을 놓치고 나서 괜히 기억장치에 주민번호와 아이핀을 입력했나 하고 후회하고 있던 차다. 이선의 컴퓨터와 닿게 해놓은 것도, 생체인식식별장치를 저장해둔..
67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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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9
실험대상? 가슴이 먹먹하다. 느낄 수 있다는 게 아프다. 사람들의 욕심의 끝을 알 수가 없다. 돈을 긁어모으는 걸로는 양에 차지 않는가 보다. 이렇게까지 해서 뭘 어디까지 얻어내고 싶은 걸까? 거기까지는 알 수가 없다. “우리가 지금 해온 행동들을 통해서 놈들이 다..
66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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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8
누린 그동안의 장난기를 버린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겼던 것들이 자신의 발목을 옭아맨 느낌이다. 하지만 제 힘으론 풀어낼 자신이 없다. 뫼처럼 매달릴 자신이 없다. “어렵다. 하지만 이젠 받아들일 수 있어. 우리에게도 현실이 있다는 니 말이 맞아. 그게 놈들과..
65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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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7
아미가 비아냥거린다. 누리가 드라마 속 인물의 대사를 따라 말하는 게 영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한다. “아니야. 우리도 다르지 않아. 우리도 작품 속 등장인물의 삶을 살고 있어.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도 사이버공간이고. 다른 게 있다면 우리에겐 짜인 각본이 없다는 거..
64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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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목숨을 건 맞섬6
“그래? 어떻게 알아냈어?” 뫼의 말에 이선의 온 신경이 곤두선다. “놈들의 말소리가 죄 들려요. 놈들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는 거 같아요.” 뫼의 목소리가 철심이 박힌 것처럼 단단하다. “도대체 놈들이 어디까지 손을 댄 거야? 어쨌건 더는 여기저기 흔적을 ..
63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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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건 맞섬
말을 하면서 들은 슬쩍 뫼의 눈치를 살핀다. 뫼의 입가에도 희미하게 미소가 떠 있다. 하지만 누리나 이든처럼 화사하지가 않다. 2013년에 빨려들어가지 않으려 버티고 있는 듯한 어정쩡한 미소다. 빠져들지 않도록 해달라고 주문이라도 외나 보다 생각한다. 그녀는 모르는 척..
62편|작가: 한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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