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저편
그가 군대에서 제대하던 그 해 여름은 유래없이 폭염이 계속돼 연일 최고기온을 갱신하던 때였다. 제대하던 날 부대 앞까지 마중 나온 친구들과 그 길로 동해바닷가로 떠난 그는 일주일을 아무생각없이 친구들과 놀았다. 그는 집으로 돌아가기가 두려웠다. 자기만 없으면 ..
36편|작가: 유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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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저편
"아니, 세상에 뭐 저런 나쁜 년이 다 있어...저런저런..저런 것들은 다 없어져야돼!"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던 엄마의 흥분한 음성이 들려온다. "엄만 딸이 들어오는데 내다 보지도 않고 뭘 그리 욕해가며 열심히 보는 거야?" 평소..
35편|작가: 유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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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저편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사랑이 깊으면 외로움도 깊다고 했던가. 나는 단지 그의 존재 자체로 가슴이 설레었고 그와 함께 하는 시간만으로 즐거웠으며 더 이상의 바람도 욕심도 없었다....처음엔...그랬다. 그에게선....유부남의 흔적이 없었다. 그를 만나..
34편|작가: 유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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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저편
“지영씨 처음 봤을 때 참 깨끗한 인상의 참한 아가씨구나 생각했어. 그 풋풋한 젊음이 부럽더군. 어느새 나이가 마흔이 되고보니 지나간 시간이 너무 아쉽고 그래. 지영씰 보면 내 막내 여동생같기도 하고 너무 예뻐서 지켜주고싶단 생각도 들고.... 정말 순수한 마..
33편|작가: 유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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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저편
“근데 저녁을 왜 집에서 안 드시고 여기서 혼자 드시고 그랬어요? 저는 팀장님이 항상 칼퇴근해서 가시기에 참 착실한 남편이구나 했었는데...” 와인 몇 잔에 알딸딸 취기가 올라오는 듯 하다. “집에 일찍 못 들어가....”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
32편|작가: 유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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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저편
그가 가볍게 저녁을 먹자고 나를 데리고 간 곳은 작은 와인바였다 흑백의 심플함이 돋보이는 인테리어는 한쪽 벽 면 가득 진열 된 와인 병과 잘 어울려 세련되고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오늘은 일행 분이 계시네요.” 카운터에 있던 꽁지머리의 남자가 눈인사를 하..
31편|작가: 유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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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저편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집을 나선다. 코끝을 스치는 싸한 공기가 상쾌하다. 골목 입구에 정차되어 있는 은회색 자동차가 그지없이 반갑다. 문을 열자 그가 즐겨듣는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온다. "어서 와.." "크리스마스 연휴 잘 보내셨어요?" "응...
30편|작가: 유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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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저편
솔베이지에 들어서자 은은한 조명과 재즈풍의 크리스마스 캐럴이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미리 예약해둔 룸에는 벌써 친구들이 파트너와 함께 즐거운 수다중이다. “미안, 좀 늦었지.” 승현과 함께 들어서자 모두의 관심은 내 파트너에게 쏟아졌다. 그동안 친구들에게 선 본..
29편|작가: 유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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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저편
“메리 크리스마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모두의 얼굴에 아이 같은 설레임이 묻어있다. 크리스마스가 토요일이라 일요일까지 연휴가 되어 더더욱 즐거운 표정들이다. 하지만 난 왜 이리 마음이 허전한 걸까. 팀장님과 카풀한 이후 휴일보다는 차라리 출근하는 날이..
28편|작가: 유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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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저편
어느새 거리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한창이다. 이상기온이라나 겨울답지 않게 따뜻한 날씨에 눈 대신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지만 그래도 12월의 거리는 온통 빨간색이다. “어디 들어가서 따뜻한 차라도 마실래요?” 지난 맞선이후 세 번째 만남이다. 조심스럽게 받쳐..
27편|작가: 유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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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저편
“휴.....” 선물상자들을 커다란 쇼핑백에 챙겨 넣고 나자 또 한 번 한숨이 나온다. 그동안 미루고 있었지만 더 이상 망설이기만 할 순 없었다. 선물상자의 주인이 박대리라는 걸 안 이상 다시 돌려줘야할 것 같았다. 회식날 이후 박대리는 전처럼 자주 우리 사무실..
26편|작가: 유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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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저편
첫사랑이란 처음으로 느낀 사랑의 감정을 말하는 건데 나에겐 그 첫사랑이란 게 언제일까..? 굳이 맨 처음을 따지자면 유치원을 다니던 7살 때, 오후 간식으로 나오던 작은 사탕이나 밀감 같은 것들을 따로 챙겨뒀다가 집에 가는 노란 셔틀버스 안에서 “이거, 너 먹..
25편|작가: 유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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