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이란 처음으로 느낀 사랑의 감정을 말하는 건데 나에겐 그 첫사랑이란 게 언제일까..?
굳이 맨 처음을 따지자면 유치원을 다니던 7살 때,
오후 간식으로 나오던 작은 사탕이나 밀감 같은 것들을 따로 챙겨뒀다가 집에 가는 노란 셔틀버스 안에서
“이거, 너 먹어.”하고 곰살맞게 나를 챙겨주던 우민이.
크리스마스 행사 때 천사 날개옷을 입은 나를 보고 예쁘다 소리 100번쯤 해주면서 헤벌레 웃으며
쫓아다니던 그 아이를 보고 우쭐해졌었지.
내 기억 속의 최초의 이성이라면 우민이지만 그 아이를 첫사랑이라고 하기엔 그 감정은 너무 얕았었다.
설레이는 마음을 느끼게 한 최초라면 초등학교 5학년 때
친구를 따라 잠시 다닌 교회에서 만난 중학생 오빠.
기타를 연주하던 모습에 반해 몇 달 동안 꼬박꼬박 교회에 나가 그 오빠가 기타연주 하는 모습을
몰래 훔쳐보며 잠시 사랑이라 생각했었지만 지금은 이름조차 생각나지 않는다.
그리고...여중시절 교생실습 나왔던 교생선생님.
아이들이 어찌나 좋아하는지 나까지 덩달아 왜 좋은지조차 모르고 좋아했었다.
조금 더 오래 좋아한 기억으로는 여고시절 국어선생님.
선생님이 지나가는 뒷모습만 바라봐도 가슴이 쿵....했었다.
다른 반에서 열심히 수업하는 선생님 모습만 봐도 질투가 났었고,
어쩌다 내 이름 한번 불러주면 그 날은 하늘을 날듯 기분이 좋았었다.
하지만 그 역시 첫사랑이라 하기엔 지나고보니 아니다싶다.
뭔가 애절하고 가슴 아픈 그런 사랑이 하고 싶었다.
누구나 하나쯤 가슴에 품고 있을 그런 사랑이야기가 나에겐 없다.
감수성이 풍부해 조금만 슬프거나 감동을 받아도 눈물이 흐르고 가슴 아파하면서
정작 사랑이란 감정 앞에서는 너무 이성적이었다.
그런 나에게.......사랑이 오려나......
하지만...나의 이성은 여지없이 이번에도 아니라고 나를 깨운다.
그는.....절대 내 타입도 아니고......
나이도 너무 많고......
무엇보다 그는 유부남인 것이다.
그의 세련된 매너에 잠시 흔들리는 이 마음은....
여고시절 선생님을 좋아하던....
단지 그런 마음일 뿐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