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없는 사랑
유럽여행에서 돌아온 민호는 제일 먼저 지희를 만났다. 그새 어린티를 벗어버린 듯 의젓한 표정으로 아빠를 맞아주는 딸아이를 대하는 민호의 마음은 무거웠다. 하지만 지희는 엄마와의 생활에 만족하는 듯 표정이 밝아 보였고 안정돼 보였다. 미애는 잠시 쉬면서 새로운..
14편|작가: 주 일 향
조회수: 903
파경
나미애의 모습은 가끔씩 케이블 티브이에서 볼 수 있었다. 잘 나가는 남편 서민호에 비하면 나미애는 빛을 보지 못하는 배우였다. 남편의 후광으로 그나마 교양프로에 얼굴을 내밀거나 의상 카탈로그를 찍는 일이 고작이었다. 자신과 달리 갈수록 인기가 상승하는 남편을..
13편|작가: 주 일 향
조회수: 799
그를 잊기 위해
빨래감을 모아두는 바구니에서 밀려나온 구겨진 옷들이 베란다 바닥에 널부러진 채 서연의 시선을 잡아당겼다. 바닥에딩구는 옷을 보는 순간 자신의 처지를 보는 것 같아 화가 치밀어 올랐다. 서연은 반사적으로 손을 뻗어 바구니를 집어들었고 세탁기 안에 옷을 모두 집어넣..
12편|작가: 주 일 향
조회수: 856
그녀에게 가는 길목
민호는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며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복잡한 시내는 민호에게 낯선 곳이었지만. 그녀를 떠올림으로인해 익숙하게 느껴졌다. 다행히 큰 도로를 따라 시내에 진입했던 기억이 났다. 초행길이나 다름없는 길이라 술래잡기하는 심정으로 기억을 쫓아 달렸다...
11편|작가: 주 일 향
조회수: 710
* 갈망
높은 시청률로 경쟁사의 월화 드라마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막을 내린 미니시리즈로 인해 스탭들은 모두 신바람난다는 표정으로 흥청거리는 분위기를 즐기고 있었다.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쫑파티를 하는 서민호의 마음은 홀가분하면서도 허전했다. 매번 드라마가 끝나면 느끼는 ..
10편|작가: 주 일 향
조회수: 1,479
흔들림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었다. 하늘이 뻥 뚫린 듯 거침없이 쏟아지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서연은 몸이 나른해지고 착 가라앉아 몸이 무겁게 느껴졌다. 그날 이후. 나미애는 다시 서연을 부르지 않았다. 사무실에서는 계속 출장의뢰가 들어왔지만 서연은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양..
9편|작가: 주 일 향
조회수: 704
불협화음 2
서연은 골목 입구에서 민호에게 차를 세워달라고 말했다. 주택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라 주차난이 심해서 잘못 들어서면 차를 빼는데 무척 애를 먹는 곳이었기에 복잡한 골목까지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 자신의 초라한 삶을 노출시키고 싶지 않았다. 늦은 밤인데..
8편|작가: 주 일 향
조회수: 673
불협화음1
나미애는 현관으로 들어서며 베이비시터를 찾았다. 그러나 거실에 켜진 텔레비전만 왁자하게 떠들 뿐 인기척이 없었다. 이상한 느낌이 들어곧장 지희 방문을 연 미애는 침대 위에 곤히 잠든 지희를 확인하고는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자는 지희의 볼에 살며시 입을 맞추자 평화롭..
7편|작가: 주 일 향
조회수: 677
늦은 귀가
나미애는 귀가시간이 점점 늦어지기 시작했다. 아침 10시부터 저녁7시 까지 예약되어 있었지만, 나미애는 전화 한 통화 없이두시간 이상을넘기기 일쑤였다. 아무런 양해도 구하지 않고 무작정 늦는 나미애가 불쾌하게 느껴졌지만 서연은 밖으로 내색하지 않았다. 무례한 나미애..
6편|작가: 주 일 향
조회수: 704
더 가까이
서민호는 산뜻한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모습으로 이층에서 내려왔다 아빠의 모습을 본 지희는 아빠를 향해 손을 뻗으며 안아달라고 했다. 서민호는 딸을 받아 안고는 이마와 양 볼에 뽀뽀를 한 뒤, 서연을 향해 말했다. - 저 외출해야 하거든요. 지희 좀 잘 돌봐..
5편|작가: 주 일 향
조회수: 783
미니 시리즈 안 보세요?
서연은 지희에게 우유를 먹이고 등을 토닥거려 트림을 시킨 뒤, 책을 읽어 주었다. 까만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쳐다보는 눈길이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는데, 이층에서 서민호가 내려왔다. 웃통을 벗고 수영팬츠만을 입은 상태였다. 다갈색으로 그을..
4편|작가: 주 일 향
조회수: 652
마주침
나미애는 일주일에 삼일동안 고정적으로 아기를 맡겼다. 깔끔한 성격이 맘에 들었는지 서연에게 편하고 다정하게 대해주었다. 지희 역시 서연을 잘 따랐고, 아기 보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서연은 방문할 때 늘 10분 정도 여유 있게 도착하는 습관이 있었다. ..
3편|작가: 주 일 향
조회수: 1,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