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 소독
<에필로그> 생각에 빠지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시헌의 생각이 많이 났다. 어른이 되어 가정이라는 것을 함께 나누었던 사람이어서 였을 것이다. 전남편과는 그 날 이후로 전화를 계속하기도 하고 가끔 만나서 저녁을 먹기도 했다. 시작은 좋았지만 헤어지는 시간..
16편|작가: 이마주
조회수: 1,314
에스.이.엑스
<SEX> 갈증이 났다. 입술이 타는 듯 하도록 그의 혀가 깊숙히 들어왔다. 등줄기로 땀방울이 맺히자 블라우스가 등으로 달라 붙었다. 내 손은 그의 머리카락 속으로 그를 나에게 더 밀착할 수 있도록 약간의 힘이 주어졌고 그의 입술이 나의 입술로, 귓..
15편|작가: 이마주
조회수: 1,600
<E-MAIL> 그 날 나는 길거리에서 정신을 잃고 쓰려졌다. 누군가 착한 행인이 경찰에 연락을 했고 난 병원으로 실려왔다. 내가 쓰러진 지역은 한일 병원에서부터 2시간이나 떨어진 낯선 거리에서였다. 얼마나 헤메고 그 곳까지 갔었는지 나는 몰랐다..
14편|작가: 이마주
조회수: 1,087
예기치 못한 이별
< 예기치 못한 이별> 결정할 일을 미루고 있는 마음의 찜찜함 처럼 난 그 쪽이 적어준 그의 미래의 일부를 차마 버리지 못하고 다이어리 한편에 꽂아둔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회사의 이름이 알려지면서 업무의 양은 점점 늘어났고 솔직히 인정하기 싫지만 실무..
13편|작가: 이마주
조회수: 1,160
수수께끼
<수수께끼> 한 동안 놀라우리만치 잊고 있었던 그가 회사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었지만 뭔가 할 얘기가 있다는 전남편을 만나는건 피하고 싶은 일이기도 했다. 차없이는 동네 수퍼도 안가던 그가 서류가방을 메고 꽃다발을 들고 수..
12편|작가: 이마주
조회수: 1,094
솔희의 그남자
<솔희의 그 남자> 영월에서의 블랙홀을 통과하고 집에 온 나의 전화기엔 또 솔희의 숨넘어가는 메시지로 채워져있었다.몸은 피곤했지만 그녀의 남자가 궁굼하기도 하고, 이런 복잡한 마음으로 혼자 있다가는 명에게로 달려가고 싶은 충동이 느껴질까 두려워 솔희를 ..
11편|작가: 이마주
조회수: 982
빛나는 휴일
<빛나는 휴일>공사의 성공으로 우리 디자인팀에겐 2박 3일의 특별휴가가 주어졌다.사장의 경영철학은 그렇게 나름대로 직원들을 밀고 당기는데 선수였다. 모처럼 늘어지게 늦잠이나 자려고 했지만 오히려 평소보다 한 두 시간이나 일찍 눈이 떠지고 말았다. 억지로 ..
10편|작가: 이마주
조회수: 969
BLOOM
<BLOOM> 징크스였을까? 그 쪽을 만나고 오는 날이면 배가 아팠다. 매일 아침마다 시계처럼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 나에게 늦음 밤의 배앓이는 힘들기 짝이 없었다. 데낄라탓도 있었겠지만 불편한 마음이 나를 문을 열기가 무섭게 화장실로 향하게 했다..
9편|작가: 이마주
조회수: 868
마가리타
<마가리타> 길게만 느껴졌던 연구소 리노베이션이 드디어 끝났다. 팽팽하게 신경전을 부리던 조각가 심선생은 개관 축하 리셉션에서 장엄하기까지 하게 공중에 매달려있는 자신의 작품을 보고 감격스러워 했다. 조각에 깊은 조예가 없는 나로서도 '꿈..
8편|작가: 이마주
조회수: 1,022
가족
<가족> 결혼해서 사는 동안 적지 않은 '싸움의 빌미'를 제공한 사람은 시부모님이었다. 이혼 후에도 가장 나를 힘들 게 했던 부분중에 하나도 바로 시부모님이었다. 물론 친정부모님은 그전이나 지금이나 내가 딸로서 행복한 삶을 살기를 누구보다 바라시는 ..
7편|작가: 이마주
조회수: 980
사건에 사건
<사건에 사건> 솔희가 울면서 전화를 한 건 바로 그 다음날이었다. 남편의 쪽지에 아둥거리느라 잠도 못자고 출근하는 차 속에서였다. 내 자신의 문제에 빠져있느라 솔희에게 전화할 생각조차 없다는게 너무도 미안한 마음으로 먼저 말을 꺼내려 했지만 분위기..
6편|작가: 이마주
조회수: 856
complex
<COMPLEX> 그 후로도 그쪽은 현장에서 수시로 마주쳐 졌다. 같은 건물에 있어도 얼굴보기 어려웠던 때와 달리 그는 일부러 내가 일하는 주변에 자주 어른거렸다. 사회적인 이목에 꽤나 신경을 쓰는 이삭의 모습이 짜증스럽기도 하고 우습기도 했지만 ..
5편|작가: 이마주
조회수: 7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