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별스러울 게 없다는 듯한 태도를 취하기는 했어도, A의 머뭇거리는 모습에서 뭔가 내가 모르는 일이 일어나고 있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기에 충분한 오후였었다. A보다 먼저 퇴근을 해서 백화점의 지하매장을 둘러 본 후 A와 1층 로비에서 만나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
12편|작가: lov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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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그녀와 사장과의 관계에 대한 가십거리를 제공한 것이 아닌가 하는 죄책감에 의한 것은 아니었다. 왠지 모를 불안과 답답함이 오후 내내 나를 지배하더니 집에 돌아갈 시간까지 마음이 편치 않았다. 돌아오자 마자 공항에서 남편에게 전..
11편|작가: lov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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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밤새 잠을 뒤척여서인지 아침이 개운하지 않았다. 혼자 먼저 식사하고 산책이라도 할 요량으로 7시가 되자 마자 레스토랑으로 내려갔었다. 한산한 레스토랑에서 어메리칸 브랙퍼스트로 요기를 하고는 호텔을 빠져 나와 다운타운을 지나 바닷가로 나가는 길을 따라 걸었었다. 우..
10편|작가: lov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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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우리 회사와의 오랜 친분관계 덕분인지 사장의 수완 덕택인지, 처음에는 몹시도 껄끄러운 자세로 일관하던 파트너들이 조금 조정된 계약관계 등을 수락하고 다시 잘 해보자는 쪽으로 가닥을 맺었었다. 출장 내내 긴장을 하고 있었던 탓이었을 까? 일이 예상보다 잘 풀리고 ..
9편|작가: lov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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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어디서 봤는데…” 궁금해 하는 L과 S 등의 성화에 못 이겨 K가 말했다. “요 앞 백화점에서요…친구랑 백화점 갔는데…만났지요…” “그래서 인사라도 했어?” L이 추궁하는 듯, 다그치듯 묻자 K가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부정하며 말했다. “아니요. J 언니..
8편|작가: lov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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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런던에서는 잘 지냈어? 날씨가 변덕스러워서…우리는 고생 좀 했는데…” “아뇨…뭐…전 좋더라구요…” “그래…” 정작 묻고 싶은 말은 물을 수가 없었다. 그런 류의 얘기는 그녀가 먼저 하지 않는 한은 차마 내 입장에서 물어볼 말은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그런 나의 ..
7편|작가: lov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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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휴가기간 동안은 어쩐지 전체적인 분위기가 느슨하고 들떠있는 듯함을 막을 수는 없었다. 휴가의 여운이 가시기 전에 다른 동료 역시 자리를 비우게 되기 때문일까? 틈틈히 보이는 빈자리가 여백의 시원함을 안겨주는 것 같기도 했었다. 휴가 후 처음 출근 일에 역시 혹시나..
6편|작가: lov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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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팀으로 돌아와서 A가 조인하게 될 것이란 것과 한 달 후부터는 신입사원이 충원될 것이란 것을 알렸다. L을 사수로 하고 전반적인 업무조정 사항을 지시했었다. A에 대해서는 평판이 나쁘지 않아서 대체로 반가와 하는 분위기였다. 혹시 K가 불편해 하지 않을 까 했..
5편|작가: lov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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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그녀의 존재가 내 회사생활 뿐만 아니라 개인사까지도 억압하던 것 같은 감정은 그녀의 퇴사와 함께 사라졌다. 오히려, 회사 외에서의 사교는 나쁘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물론 사회적 계층을 뛰어 넘어, 야릇한 호기심에 기인한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별로 내키지..
4편|작가: lov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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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결근이나 조퇴를 한 다음 날은 언제나 출근할 때 가슴이 두근거렸다. 회사에 일하러 가는 것이 좋아서가 아니라 내가 없을 때 내가 모르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이 싫어서다. 내 부서와 팀에서 일어나는 일은 모두 내가 알고 있어야 하고 내 부재 중에 누군가 내 일을 대..
3편|작가: lov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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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낙하산이라고 자랑을 하는 건지 뭔지…지금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하니까 꽃다발 부서이름으로 해서 하나 보내고…” 알 수 없는 호기심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낙하산?, 병원?, 입원?, 꽃다발?... 그녀는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히 두발로 오후 6:00시에 누구보다 먼..
2편|작가: lov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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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그녀는 미쳤다. 누구도 그 의미를 알지 못 했다. 그녀가 내게 문득 말했다. 사는 게 뭔지… 순간 그녀의 허무한 얼굴에 시선이 멈췄다. 내가 아는 그녀는 일류 백화점의 명품 코너의 상품처럼 쉽사리 다가설 수 없는 사람이었다.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명품의 ..
1편|작가: lov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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