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마지막 남자
영이 첫 딸을 낳았다. 첫 딸은 살림밑천이라고 하면서도 영의 표정은 무척이나 어두웠던 걸로 기억한다. 나는 영의 첫 딸을 보면서 영의 결혼을 인정했다. 영이 행복하면 그만이라고...탈없이 세월을 엮어가면 그걸로 된거라고... 그리고 영과 나는 같은 해 같은 달, 영은..
13편|작가: khl7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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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이제는...평안히 죽고 싶다] 해가 지고 어둠이 휘장처럼 드리워졌다. 흐르는 강물을 공허하게 응시하며 영이 말했을 때 내 가슴엔 찬바람이 한줄기 쏴아 하고 지나갔다.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영은 지쳐 있었다. 판도라의 마지막 희망마져 다 써버린 듯 영은 빈 껍..
12편|작가: khl7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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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세상사 모든일이 내 뜻대로 움직여준다면야...그러나 언제나 뜻하지 않는 곳에서 뜻하지 않게 뒤통수를 맞는 건 영이었다. 과연 그랬다. 아버지의 외도로 모든게 어긋나기 시작한 그때부터 영에게 제대로 된 일이 찾아 온 적이 없었다. 늘 교묘하게 영을 비켜갔다. 이것이구나...
11편|작가: khl7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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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잊고 있었던 태민이가 제대를 했다. 제법 자란 까실한 머리와 갈색톤의 피부를 하고 태민이가 내 앞에 나타났을 때 나는 이상하게 죄지은 기분이었다. 마치 바람피다 들킨 마누라처럼 말이다. 그리고 또 이상한 건 태민을 봤을 때 가슴이 설레었다는 것이다. 마치 오랜 연인을 ..
10편|작가: khl7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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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영과 나의 사이가 조금씩 멀어져가고 있을때 나에게 다가온 사람이 있었다. 복학생 선배였다. 시원스런 스포츠형 머리에 입가에는 항상 미소가 떠나지 않는 보기에도 즐거워 보이는 남자였다. 선배가 내게 관심을 보였을 때 솔직히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어쩔수 없는 나도 여자라..
9편|작가: khl7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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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웃는 얼굴로 영이 내 앞에 나타났다. 처음에는 화가 치밀었고 그 다음에는 안심이 되었고 그리고...안쓰러웠다. 아무렇지 않은 듯 영은 나를 끌고 커피숍으로 들어 갔다. 그리고 커피를 주문하고 내 앞에 상자 하나를 내밀었다. 종이학이 가득 담긴 유리병이었다. [심..
8편|작가: khl7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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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형이란 사람의 이름외에 영이 그에 대해 확실히 아는 건 없었다.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냐고 물었을 때 영은 씨익 웃는 걸로 답을 대신했다. 나는 불안했다. 영에 대한 나의 예감은 아직까지 틀려본적이 없었다는 게 나를 또다시 불안하게 했다. 형과 영의 관계가 반년을 넘..
7편|작가: khl7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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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불안한 마음을 일단 한쪽에 접어 두고 토요일 일찌감치 도서관으로 향했다. 친구가 별로 없는 내게 있어 도서관은 친구고 애인이고 심심풀이 땅콩같은 존재였다. 태민이 다가온 건 점심때였다. 과 선배가 점심을 대접한다는 게 이유였고 나는 내키지않아 거절했다. 하늘같은 선..
6편|작가: khl7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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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놀란 고함소리에 나는 무겁기 그지없는 눈을 애써 떠보려 했다. 동생의 목소리 같았다. 같은 게 아니라 동생이었다. 몸을 일으켜 앉아 보려 했다. 머리가 띵. 했다. 속에는 무언가가 들어앉아 있는 듯 뒤틀리고 쑤시고 난리도 아니었다. 몽롱한 상태로 영을 찾았다. 영은 한..
5편|작가: khl7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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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 영의 다음 고백은 상우와의 교제가 박살났다는 말보다 더 충격이었다 연거푸 소텐 몇 잔을 비우고 난 영은 입을 뗐다. [우리 아버지 ...두 집 살림한다] 영은 외동딸이다. 아버지는 택시 운전을 하시고 엄마는 과일가게를 맡아 하신다. 금슬이 좋기로, 사람 좋기로 이..
4편|작가: khl7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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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우리 넷이서 만나자] 그렇게 해서 내 옆에도 남자라는 게 생겼다. 그러나 우린 둘다 마음이 없었고 단지 친구 따라 강남간다는 식으로 그냥 들러리마냥 옆에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 친구가 내게 둘도 없는 친구가 될 줄이야! 그 얘기는 일단 뒤로 미루자. 영은 ..
3편|작가: khl7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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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그녀의 첫 번째 남자는 고3 여름방학때 만들어졌다. 영과 나, 영의 추종자 중 영미, 선애. 이렇게 넷이서 1박 2일로 경주를 갔다. 영의 추종자들은 나를 탐탁잖게 여겼고 거기에 대해 나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굳이 그들 마음에 들려는 행동을 하지도 않았고 솔직히 ..
2편|작가: khl7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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