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일민은 벌써 허탈하다. 두시간즈음, 그것도 거의 그 자리에서만 있다가 갔는데도 서인의 빈자리가 느껴진다. 일민은 가만히 쇼파에 가서 앉아본다. 다시 살며시 누워 서인이 덮었던 담요로 몸을 감싼다. 따뜻한 느낌이 전해온다. 이 담요속에 같이 누워..
18편|작가: ich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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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일민은 자동차를 세우고 약간 조심스럽게 물었다. "갈때가 마땅찮아서 내 오피스텔에 가려는데 괜찮겠어?" 평소보다 더 늦은 탓에 서인은 몹시 피곤하였고 편한곳이 좋을 것 같아 고개를 끄덕이고는 따라나섰다. 오피스텔은 혼자살기엔 별 불편함이 없어 보였고 생각보다 깨..
17편|작가: ich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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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일민은 꿈을 꾼다. 꿈속에서 서인이 울고 있다.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서럽게 울고 있다. 그 걸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해진다. 무슨 일이 생긴 걸까? 갑자기 조급증이 생겼다. 조급증이 생긴들 무얼 할수 있겠는가. 새벽녘, 남편있는 여자에게. 그래도 마음이 초조하..
16편|작가: ich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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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그런 남편에게도 상처가 있었던 것인가. 남편은 올봄 사이버대학에 입학하였다.40 도 훌쩍 넘은 이 나이에 나에게 한마디 상의도 없이. 아마 떨어지면 창피할까봐 비밀로 한 것도 같다. 끝까지 읽은 책이 하나도 없다든 남편이라 염려가 되기도 했으나 남편은 생각보다도 훨씬 ..
15편|작가: ich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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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남편은 그예 중국으로 떠났다. 가족여행은 1박2일로 가서도 빗발치는 전화때문에 당일로 돌아오곤했는데 일주일이나 걸린다는 중국행은 아무런 주저없이 떠나버렸다. 애들이 해외여행,해외여행 노래를 불러도 "엄마랑 다녀와." 라며 자기는 쏙 빠지더니, 아무리 학교에서 지..
14편|작가: ich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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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오늘 산부인과 다녀왔어." 남편은 고개를 들어 묻는 듯한 표정이더니 이내 "암검사 했어?" 라 묻는다. 남편이라도 일상생활속에서 말꺼내기가 조금 부끄러워 조용히 말했다. "며칠전 할때 꼭 뭐가 있는 것 같았어. 딱딱한 것이. 검사했더니 이상없대." "뭐가 있는 ..
13편|작가: ich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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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잠결에 남편의 손길을 느꼈다. 눈도 뜨지지 않아 몸을 돌렸다. "왜? 안돼?" "졸려." "그럼 가만 있어. 내가 할게." 남편은 젖꼭지를 빨더니 이내 깨물어 본다. 나의 성감대는 가슴에 없다. 단지 간지럽거나 아플뿐이다. 나의 무반응에 남편은 배를 애무한다. 약간..
12편|작가: ich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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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오랫만에 가족나들이를 했다. 아이들은 차만 타면 잔다. 아이들에게 추억을 갖게 하고 싶어 남편을 졸랐는데 또 헛수고 했지 싶다. 여행을 자주 가지 않아서 인지 아이들은 어디가는 걸 귀찮아 한다. 집에서 TV보거나 컴퓨터 게임하는 것이 더 좋다고 한다. 또 남편탓인..
11편|작가: ich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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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서인은 여전한 얼굴로 가게로 들어섰다. 아르바이트가 손님이 찾더라는 얘기를 전하고는 퇴근을 했다. 단골손님이라 여기며 카운터에 그냥 앉았다. 잠시후 문 열리는 소리가 나더니 곧이어 선배의 모습이 보였다. "지금 나오니? 직원들이랑 왔다." 나는 웃음으로 대신했다...
10편|작가: ich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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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일민은 가슴이 답답하여 담배를 연거푸 두대나 피었다. 아내는 아이영어 실력이 얼마나 늘었는지 교육환경이 얼마나 좋은 지 자기 얘기만 실컷 하더니 아이 데리러 가야 한다며 전화를 끊었다. 맥주나 한잔하려고 냉장고를 열었더니 냉장고도 텅텅 비어 있었다. 여자가 없는 집안은..
9편|작가: ich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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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일민은 요즘 계속 머리가 띵하다. 잠을 제대로 못 잔 탓인가. 그날 서인을 만난 그 이래로 제 시간에 자 본적이 없는 것 같다.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가도 새벽녘이 되면 잠이 깨어 꼭 운전대를 잡게 된다. 서인의 간판불이 꺼지고 차가 출발하는 것을 봐야만 하루의 ..
8편|작가: ich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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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다시또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을 하게 될 수 있을까 그럴 수는 없을 것 같아. 도무지 알 수없는 한가지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일 참 쓸쓸한 일인 것 같아......' 누군가가 노래를 부른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다. 도무지 알 수없는 한가지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일 ..
7편|작가: ich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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