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산부인과 다녀왔어." 남편은 고개를 들어 묻는 듯한
표정이더니 이내 "암검사 했어?" 라 묻는다. 남편이라도
일상생활속에서 말꺼내기가 조금 부끄러워 조용히 말했다.
"며칠전 할때 꼭 뭐가 있는 것 같았어. 딱딱한 것이.
검사했더니 이상없대."
"뭐가 있는 것 같았다고?"
남편은 그러곤 별말이 없었다. 놀리듯 싱글싱글 웃기만 했다.
그날밤 남편은 내 손을 끌어 자기 고추를 만지게 했다.
딱딱한 것이 만져졌다. 나는 벌떡 일어나 이불을 젖혔다.
"이게 뭐야?"
남편의 고추에 딱딱한 링이 꽂혀 있었다.
"뭐야?"
"옥링. 인터넷에서 샀어."
"그럼 그것때문에 아팠던 거야? 그것도 모르고 나는 갱년기
온줄 알았잖아.또 뭐있어. 다내놔."
남편은 실리콘으로 된걸 또 하나 내놓았다.
"화장실에 두었는데 못봤어?"
"내가 이것저것 뒤지는 사람이야."
"어땠어?" 남편은 은근하게 물었다.
"딱딱해서 아팠다니까. 도대체 그런걸 왜사.인터넷에서 이상한
것만 보지?"
"자기 좋으라고 그랬지.아프면 얘기를 하지."
"하여간 응큼한데가 있다니까. 그리고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
다 달라. 내게 직접물어봐.어떻게 해주면 좋으냐고.쓸데없는
것을 사가지고 사람 우울하게 만들어. "
갑자기 우스워졌다. 첫날밤 구멍이 없어 못하겠다고 짜증내던
남편이었다. 수치스럽기도 하고 내가 비정상인가 걱정도 되고
해서 화장실에 달려가 손가락으로 찾아보기까지 했었다.
"있는데 왜그래? " 난 안심이 되면서 짜증이 나 약간 신경질을
부린것 같다. 모든 걸 다 알고 리더해주는 남편을 바랐는데
나의 미래가 암담했다.그렇게 치른듯 만듯 첫날밤을 보냈었다.그런 남편이었다. 세월이 참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을 이렇게 변화시키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