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회]
그가 만나자고 한 곳은 우리가 자주 갔었던 녹턴이었다. 시셀의 매혹적인 음성이 유릿문을 밀고 들어서는 날 유혹하고 있었다. 잠깐 주위를 살피는데 누군가 내 팔 한쪽을 빼낸다. 그다. 냄새 하나로도 분명 준우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의 눈을 빤히 들려다 보는 일은 내..
39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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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회]
겨우 한 달 만에 찾아들어가는 집인데 왜 이렇게 낯설은지.... 준우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함께 걸어 다녔던 그 길을 지나 골목안으로 막 들어서려는데 내 머릿속에선 필림처럼 장면, 장면들이 스치듯 지나갔다. 그의 냄새도 여기서 맡았고 엄마의 처진 어깨도 여기서 ..
38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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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회]
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준우는 여전했다.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안부를 묻고 한번 올라간다는 말을 전화 할 때 마다 했다. 또 그런 전화를 은근히 기다리는 나는 내가 생각해도 한심해 보였다.그런 생각에 잠겨 있는데 현화가 섭섭하니 뭐니 하면서 다짜고짜로 전화 좀하란..
37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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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회]
일주일을 보내고 차츰 나한테도 마음의 여유라는게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동안 엄마하고는 수차례 전화를 주고 받았지만 준우 대한 말은 단 한번도 언급되지 않았다. 엄마도 내 속을 알고 있어서이겠지만 은근히 기다려지는 것도 있었는데 지난번 내게 해준 말 한마디로 모든 걸 일..
36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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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회]
병리기사로는 첫 직장인데다 특별히 계획하고 정한 곳은 서울근교에 있는 J시였다. 마음으로는 좀 한가진 바닷가 쪽이나, 그렇게 기대를 했었는데 그런 곳에 자리를 얻기란 사실 그리 쉬운 것은 아니었다. J시내 한 중심가에 있는 종합병원, 하지만 겉으로 봐서는 그다지 크다는..
35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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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회]
아침부터 날씨가 영 심상찮았다. 진눈깨비가 흩날리는가 싶더니 꽃샘추위로 영하권이 어쩌구 하는 일기예보 소리가 엄마를 당황스럽게 하는 모양이었다. “큰일났네... 뭘 입고 가야 되나.. 코트를 입고 갈 수도 없고..." 아직도 잠에 취해 있는 현화를 깨워서 어떤 옷이 나..
34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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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회]
현관문 열리는 소리에 거의 반동적으로 터져나온 엄마라는 외침이 안방을 빠져나오는데도 여전히 귓전에 머무르는 듯 했다. “어디갔다 오는거야?” 여전히 무뚝뚝함이 그대로 베어 있는 내 말투는 내가 생각해도 생긴 것 하고는 딴판이었다. “걱정했니? 어디 좀 다녀올 때가 있어..
33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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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회]
이런 추운 밤공기 속에서도 그의 냄새가 간간히 느껴져 온다.. “굳이 케이블카 타는 곳까지 갈 필요 있니?” 그의 주머니 속에 들어있던 내손을 빼내면서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왜? 멀어서? 그게 아니면 내가 하자는 해.” 이번엔 그의 팔 하나가 다시 날 감아 안는다...
32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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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회]
“한현희씨! 전화 안 받아요?” “네?” “지금 울리는 거 미스한 핸드폰 아니예요?” “아, 네....” “빨리 받아봐요..... ” “아, 네.....” “아니, 전화 받으라고요....” 그제서야 책상위에 놓아둔 핸드폰에서 옹달샘벨소리가 숨가쁘게 울려퍼지고 있다는 것..
31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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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회]
“지나간 얘기는 오늘로써 끝낼 생각이다. 너도 오늘까지만..... 알았지?” “.........” “왜 대답을 안 해?” “무슨 대답? 내가 무슨 상관이 있다고.....” 엄마의 두눈이 날 훑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외면해 버렸다. 소주병을 잡았다. 잔에다 소주를 채..
30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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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회]
동생 역시 엄마의 한쪽 어깨를 덮어 안으며 콧소리를 낸다. “우리 엄마 오늘 무슨 좋은 일 있었나 부지? 나만 빼놓고선...... ” “힘 안드냐?” “재미있어. 나 아무래도 누구 가르치는 거 소질 있나봐.... 엄마, 이참에 학교 그만두고 이 길로 계속 나가보까? 입..
29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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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회]
내 눈을 맞추지 못하는 엄마의 얼굴을 무심히 쳐다보면서 내 속에 흐르는 다른 성질의 피에 대해서 잠깐 생각해 보았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내 출생의 비밀을 다른 사람도 아닌 준우어머니가 알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는지..... 엄마는 한번 터져 버린..
28편|작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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