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보호자가 꼭 있어야할 상황입니다." "제가 제 보호자에요!" 의사의 대표 모델같은 인상의 검은 뿔테안경을 한 산부인과의는 나를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있다. 아무레도, 무슨 이상이 생긴듯했다. "무슨일인데 자꾸 보호자를 찾으시죠? 이상진 선생님을 불러주세요. 제 ..
17편|작가: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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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 해인아! 뭐하는 거야! " 그의 우왁스런 손길이 내 어깨를 '홱-' 잡아 끌었다. 얼마나 세게 잡았는지 어깨가 으스러질것 같았다. 난 의아한 시선으로 그를 물끄러미 돌아보다, 이내 코웃음이 나왔다. " 허-! " 어깨를 잡은 그의 커다란 손을 밀어내며 빈정 ..
16편|작가: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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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죽음같은 터널속에서 빠져나와, 밝은 곳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보고싶다. 생각은 또렷한데,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꿈이었을까...... 아니야, 그렇게 생생했는데.... 아닐꺼야.... 꿈이.........아닐꺼야. 영원히 이어질것같은 암흑에 익숙해질즈음, 이마에..
15편|작가: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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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 후련하다..... 야! 내일 모래면, 졸업식인데, 나한테 뭐 없냐? " 오늘도, 한바탕 여지없이 회호리가 지나간 후, 멍하니 침대에 누워있는 나를 힐끗 쳐다보더니, 침대밑의 팬티를 천천히 발에 하나씩 끼며, 하현수가 말했다. 졸업...... 아..........
14편|작가: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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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 누구냐? " " 헉! " '틱-' 늦겨울과 초봄사이의 햇살속에서 진재 오빠를 그리고 있던 난 화들짝 놀라, 붓을 떨어뜨렸다. 언제 들어왔는지도 모를만큼 집중해 있었나? 아님, 도둑고양이처럼 살금 살금 들어온 하현수의 의도였을까... '씨익-' 웃고 있는 그를..
13편|작가: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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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 음...아....아.........으음......아아아........아....... 아악............아아..............." 천정의 꽃등 다섯개를 멍하니 마주하고 있는 내 육신이 딱딱하게 굳어있다. 숨을 시원하게 내쉴수가 없어 목까지 가득채운..
12편|작가: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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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오랜 시간을 내 분신들의 영혼을 달래고 있었다. 문득, 기척이 없는 미영을 돌아다 봤다. 그림속의 초상화같은 모습으로 쳐다보는 그녀의 눈빛. 인간의 감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무감각의 눈빛. 엄마와는 또다른 느낌이다. 난 차갑게 말했다. " 집 키는 이제 ..
11편|작가: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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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화형! 나의 몸이 불기둥이 되어 산화 되고 있다. 나의 눈속에 활활 타오르는 분노를 잉태시키며.... 인부들의 아무 거리낌없이 분주한 손놀림이 나의 몸 구석구석을 들쑤시고, 뿌리채 뽑아대고...... "이 나무 그냥 이자리에 심어요?" 늙은 인부의 거칠게 질러..
10편|작가: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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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 해인! 요즘 졸업작품때문에 네게 영 신경을 못쓰는구나. 내 사진들이 너의 작품으로 어떻게 탄생했을지 당장 달려가 감상하고 싶은 마음 굴뚝같은데.... 요즘은 눈뜨면 바로 저녁이 되어버리고.... 정말 바쁘다. 졸업작품에.... 논문에..... 잠시 짬을 내어 너를..
9편|작가: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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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이건, 제주도에서 찍은 사진이야. 어때, 멋있지! 음..... 그리고 이건, 강원도 삼척의 바다, 또, 또...................." 진재 오빠가 제주도에서 찍은 작품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가, 문득 설명이 뚝 끊긴걸 느끼고 그를 쳐다봤다. "그..
8편|작가: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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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경진인 팔뼈가 쪼개져서 수술했고..... 다행히 휠체어가 경진이몸 옆으로 굴러 떨어지는 바람에 큰 부상은 없었어요." "그건 그렇고, 아까하던 얘기나 마저 하지요. 해인이를 어떻게 한다구요?!" 다리의 무게가 없어서 상대적으로 가벼웠던 난 다행히 턱에 약간의 상처..
7편|작가: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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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군 3년동안 한 여자를 알게됐어. 그녀는 잠자는 시간외엔 항상 나와 함께 있었지. 어느, 추운 겨울밤 새벽녘까지 보초를 설때에도 나와 함께 있었어." 뒤뜰에, 초록잎이 절정에 이른 화니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앉아있던 내게 다가와, 그는 간단한 인사와 함께 불쑥 뜬금없..
6편|작가: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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