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가까스로 견디며 다시 여러달이 지난 어느 월요일 아침. 미팅이 끝나자마자 나는 사무실을 뛰쳐나갔다. 남편이 뒤따라 나왔고 나는 끝내 울음을 터뜨리며 더는 못 참겠다고 소리쳤다. 남편도 질세라 나의 부족함을 탓했다. 화가나는건 그 와중에서 내게 ‘누구엄마’라 호칭했다..
8편|작가: 비비
조회수: 450|2014-12-04
균형
내 삶의 중요한 신조는 균형이다. 무엇이든 남편과 함께 했고 그가 중요하다는걸 따르다 보니 점점 무게가 그에게 실렸다. 균형을 잃으면 기울어지는 법이다. 남편은 감지하지 못했지만 나는 위태로움을 느끼기 시작한채 점점 나를 잃어갔다. 더는 이렇게 살 수 없다고 ..
7편|작가: 비비
조회수: 387|2014-12-03
나의 자리는 어디에
점점 일거리가 늘고 직원도 늘어나면서 업무는 산더미가 되어, 때때로 쓰나미처럼 몰려들었다. 그때마다 너나없이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몸이 힘든건 하나도 불쾌한게 아니었다. 노동의 맛있는 댓가를 즐길줄 알았고 그에 따른 찬사도 누릴만큼 누렸으니까. ..
6편|작가: 비비
조회수: 327|2014-12-02
사장님 나빠요
남편과 일을 시작한지 일년즈음 지난뒤 쓴 일기다. 당시 모 방송 개그프로에 ‘불법체류자 블랑카’ 라는 코너가 있었는데 그의 애환에 급 공감하여 패러디했던 기억이 난다. “나 남편 따라 사무실 출근하지 일년 넘었어요. 남편 처음엔 나한테 ‘동업자..
5편|작가: 비비
조회수: 678|2014-11-30
부부공정거래, 잘해야 본전
남편은 내게도 늘 계산적이다. 몰론 날 상대로 이득을 취하려는건 아니지만 돌아서면 뭔가 그에게 걸려들었단 생각이 종종 들때가 있다. 반면에 나의 계산은 그의 손바닥에서 훤히 드러나고 본전도 못찾는 경우가 허다하다. 계산에서만큼은 나는 곰이고 그는 여우다. 장사..
4편|작가: 비비
조회수: 401|2014-11-29
계약서
남편과 일을 하면서 몇 번 계약서를 쓴 적이 있다. 어려운 시절에야 그렇다 치자. 처음에는 남편을 돕겠다며 급여없이 일했지만 어느정도 수익이 생기자월급이란게 받고 싶었다.일하면서 몇년 지나고나서 한바탕크게 다툰뒤 내 요구대로 하지 않으면나가버리겠다고 버티니 계약서를 ..
3편|작가: 비비
조회수: 550|2014-11-28
남편으로부터 도망치기
수많은 이유를 대며 남편곁을 떠나려했다. 대부분 가정에서의 아내의 역할이 70-100%라면 나 역시 그랬다. 일을 하면서 부터는 남편과의 대화는 일 이야기뿐, 집과 사무실의 구분이 없어졌다. 출퇴근도 함께하니 그 시간마저도. 그러나 언제 어디서나 함께할 수 있고무엇..
2편|작가: 비비
조회수: 1,000|2014-11-27
세상에 공짜가 없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남편의 모습은 반쯤 혼나간 얼굴을 하고 음식을 먹을때다. 물론 내가 해준 음식일 경우에 해당.그 순간만큼은 순하디순한 양이된다. 엄마의 시선을 놓치지 않는 아이처럼 고정된 그의 시선이 내 동선을 쫒을때면 그토록 그가 사랑스러울수가 없..
1편|작가: 비비
조회수: 845|2014-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