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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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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공정거래, 잘해야 본전


BY 비비 2014-11-29

남편은 내게도 늘 계산적이다.

몰론 날 상대로 이득을 취하려는건 아니지만 돌아서면 뭔가 그에게 걸려들었단 생각이 종종 들때가 있다.

반면에 나의 계산은 그의 손바닥에서 훤히 드러나고 본전도 못찾는 경우가 허다하다.

계산에서만큼은 나는 곰이고 그는 여우다.

장사꾼인 남편을 도저히 내가 이길 수 없다.

매번 그의 계산에 휘둘리다 보니 당기는 쪽은 남편이고 끌려가는쪽은 나다.

이따금 왜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냐며 화를 내기도한다.

   

잘 하려고하면 오히려 그릇치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런 이유에서인지 언제부터인가 남편 앞에서면 불안증세가 나타났다. 남편이 일을 시키면 한번에 못 알아듣고 두번 세번 묻고 확인하는 습관이 생긴 것이다.

지금도 갑자기 질문을 하거나 일을 시키면 순간적으로 공황상태가 온다. 아무 생각이 안나고 뇌가 정지된 느낌. 이걸 갖고 남편은 또 트집잡는다. 말을 못 알아 듣는다며 가끔씩 상식수준 이하의 취급을 한다.

당신이 무서워서 그래대놓고 비양거리지만 그것은 사실이다.

   

어쨌든 남편과 경쟁하려면 그에게는 없는 무기를 찾아야했다.

내가 남편보다 잘하는건 읽기, 쓰기, 말하기다.

읽기야 시간과 약간의 노력으로 해결한다지만 쓰기나 말하기는 많은 연습과 재능도 필요하다. 회사소개라든가 상품설명 그리고 매거진등에 홍보기사를 직접 썼기 때문에 쓰기가 훈련되었다. 고객응대는 내 몫으로 전화상담을 통해 대화의 기능 의사소통 그리고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그사람의 기분이나 취향을 파악하는일을 익힐수 있었다.

동지든 적이든 살아남기 위해 대항할 무기 하나는 절대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부부끼리 일을 할때는 누군가의 희생정신이 없으면 안된다. 한사람이 다른 사람을 돕는식의 파트너쉽은 오래 갈수 없다. 왜냐하면 일이란 조직형태의 상하관계로 동등하게 지속되기란 어렵다.

동업이 어려운 이유가 그것이라 본다. 처음 남편과 일을 할때는 이런 생각조차 갖지 못했고 오랜 시간이 지났을때는 이미 평등한 관계가 아닌 상당부분 종속관계로 굳혀져 있었다. 부당함은 그것에서부터 시작되었고 그런 관계를 못견뎌 하는 나를 발견했을 땐 이미 상처받을대로 상처받은 상태였다.

그러나 남편은 날 이해하지 않았다.

 

변한건 나였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