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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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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BY 비비 2014-12-04

 

  가까스로 견디며 다시 여러달이 지난 어느 월요일 아침.

미팅이 끝나자마자 나는 사무실을 뛰쳐나갔다. 남편이 뒤따라 나왔고 나는 끝내 울음을 터뜨리며 더는 못 참겠다고 소리쳤다. 남편도 질세라 나의 부족함을 탓했다. 화가나는건 그 와중에서 내게 누구엄마라 호칭했다. 그건 마치 너가 내 아니임을 잊지 말아라하는 것처럼 들렸다. 나는 도대체 언제까지 그에게 휘둘리며 살아야하나 절망스러웠다. 나는 그에게 어떤 존재일까. 내 입장 내 고충은 묵살한채 단지 아내라는 점만을 인식하는 그가 파렴치하게 보였다. 내 의식조차 제 멋대로 제어하는 그의 태도를 더는 견딜수가 없었다 .

 

 나의 부족함을 들춰낸들 우리의 결함이고 우리가 해결해야 한다. 자신의 목소리에에 귀 기울이지 않은채 일관된 그의 시선은 언제나 나만 몰아댔다. 일은 해도해도 끝이없고 눈덩이처럼 커져가는 남편의 욕심도 마찬가지였다. 24시간 잠자는 시간 제외, 모든것이 일이었고 어딜가도 내 숨쉴 공간 하나 없는 세상. 나는 그가 만들어놓은 세상에 갇혀 살고 있었다. 사무실도 집도 일과 싸움의 전쟁터일뿐, 어딜가나 찢기고 찢긴 상처의 잔해가 널려 있었다. 망가진 마음도 상처도 치유해야 하는데 눈뜨면 사무실로, 해지면 집으로 와서 또 일을 해야했다. 죽을것만 같았다. 그런 나를 그날 아침 무겁게 짓누르며 몰아 붙힌것이다.

   

시간이 날때면 남편은 내게 좋은 맛집에서 최고로 비싼 음식를 주문한다. 여행을 가도 최고의 숙소를 택했다. 함께 일하면서부터 그에 걸맞는 대우와 가치를 누리기도 했다. 고객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하듯 남편은 그런식으로 나를 대접했다. 그렇게라도 나를 아낀다는 생각에 감사했고 힘을 얻어 또다시 일을 했다. 그러나 더는 버틸수 없는 한계가 왔을때 남편은 말했다. 누리려고만 하지 말라고. 그래 세상에 공짜가 없으니, 나도 양보하자. 세상은 그런거니까. 위로하며 마음을 다잡고 남편과 화합했다. 나는 다시 그에게 기대고 모든 것은 그가 원하는데로 되었다. 내몸조차 더 이상 나의 것이 아니었다.

이렇게 사는건 죽은거나 마찬가지란 생각이 들자 못할 못할 것도 없었다. 

 

그러자 용기가 생겼다.

다 필요없으니 당신이 천원을 주면 천원쓰고 만원주면 만원을 쓰겠다고 했다. 그러니 이제 그만 놔 달라고 했을때 남편은 또다시 나를 설득했다. 조금만 참고 견디면 성공의 열매가 곧 우리손에 닿을 거라고.

선악과의 유혹에 빠져있는 이브처럼 성공의 유혹에 헤어나지 못한채 . 남편의 설득 때문이었는지

현실적으로 일을 그만두는게 불가능 했는지 어느날 출근하는 차안에서 또다시 남편과 싸우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