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사랑하는 일은 심장 한가운데 불화로를 들여놓는 일이라더니 지금 이렇게 목마르고 숨이 막히는 걸 보면 사랑하고 있나보다 사랑하고 있나보다|||3
11편|작가: 비단모래
조회수: 418|2006-08-16
봉숭아 꽃물을 들이며
봉숭아 꽃물을 들이며 네 가슴속을 명중 시키고 싶어 뇌쇄적인 눈빛에 불타는 황홀로 : : : : : : : 바람한줌 없던 여름 끝자락 초경처럼붉던 물감 : : : : : : 손톱끝 치명적 아름다움을 남긴 *팜므파탈 ..
10편|작가: 비단모래
조회수: 574|2006-08-13
도라지꽃
도라지꽃 마흔아홉은 꽃하나도 그냥 넘길 수 없도록 애닯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마흔의 끝자락 그 끝에서 도라지꽃이 피었다 침묵으로 닫고 있던 가슴을 열고 이제는 내 얘기좀 들어 달라고 이만큼 참아내고 살았으면 이제는 보랏빛 추억 쯤 간직해도 되지 않..
9편|작가: 비단모래
조회수: 498|2006-08-12
수술실에서
수술실에서 머릿속에서 떠난 영혼은 어디에 머물고 있었을까 생각과 감각을 정지시킨 마취제를 맞으면서 한낮 식육점 붉은 등 아래에서 해체되는 고깃덩이에 불과했겠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사이 콸콸 뜨겁던 피도 쏟아져 수채구멍 사이로 흘러갔을테고 얼음속에..
8편|작가: 비단모래
조회수: 438|2006-08-11
요실금
요실금 질질 눈물이샌다 아무렇지도 않은 얘기 가지고서도 울컥울컥 눈물이 민망하게 새고 만다 허망하게 나이를 먹었다고 팥앙금이 수북한 팥빙수를 휘저으며 울었다 쫀득한 찰떡을 건져먹으며 언제 그렇게 쫀득하게 찰진 세월있었는지 그렇게 흥건하게 녹아버린 녹..
7편|작가: 비단모래
조회수: 543|2006-08-10
입추
입추 우리 언제 기대나 했었는가 하늘에서 쏟아지던 물줄기가폭탄이라고 온나라를 집어삼키고 사람을 집어삼키고 집을 집어삼키고 시치미를 떼고 있을 때 용광로 불가마 찜질방 불볕더위 가마솥 이세상 뜨거운 것들 다 들이대고 학헉일때 그렇게 슬그머니 염치..
6편|작가: 비단모래
조회수: 703|2006-08-08
채송화
채송화 참 질긴 생명이라 더 애잔하게 이뻐 세월찍힌 호미로 뚝뚝 끊어서 돌 무더기로 던져져도 비들비들 일어나 꽃을 피운 목숨 너 같애 딸 데리고 컴퓨터 자판 눈아프게 바라보며 꽃을 피우는 폭우 쏟아져도 땡볕 속에서도 오히려..
5편|작가: 비단모래
조회수: 578|2006-08-05
아버지의 팔순
아버지의 팔순 아무도 울지 않았었습니다. 처음엔 아무도 어머니 가시며 손질해두신 하얀 모시적삼 입으신 아버지를 바라보며 지금 차디찬 대학병원 냉동고 어디쯤에서 몸을 헌신하고 계실 어머니를 생각했습니다 55년을 함께 산 남편의 팔순을 위해 암세포 ..
4편|작가: 비단모래
조회수: 552|2006-08-05
바람에게 길을 묻다
바람에게 길을 묻다 가끔 여기가 어딘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을 때 어디로 가야할 지 몰라 허둥댈때 손바닥에 침을 뱉어놓고 탁 쳐서 침 튀기는 방향으로 가볼까하다가 그래도 그래도 내 인생을 그렇게 던지기 싫어 바람을 잡고 길을 묻고 싶어질 때..
3편|작가: 비단모래
조회수: 735|2006-08-05
마흔아홉
마흔 아홉. 비단모래 아홉살때는 빨리 열 아홉살이 되었으면 했다. 엄마 립스틱도 마음대로 바르고 예쁜 브래지어도 하고 싶어서 첫사랑 그게 뭘까 궁금해서 유리처럼 투명하고 깨지기 쉬운 열 아홉살이 되었을때는 ..
2편|작가: 비단모래
조회수: 518|2006-08-05
터
터 (내가 태어났다는) 기억저편에 숨어 한 장면도 떠오르지 않는 TV브랭크 화면처럼 막막하다 ‘여기가 니가 태어난 곳 이란다’ .................................................. ..
1편|작가: 비단모래
조회수: 893|2006-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