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게 길을 묻다
가끔
여기가 어딘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을 때
어디로 가야할 지 몰라 허둥댈때
손바닥에 침을 뱉어놓고
탁 쳐서
침 튀기는 방향으로 가볼까하다가
그래도
그래도
내 인생을 그렇게 던지기 싫어 바람을 잡고
길을 묻고 싶어질 때가 있다
바람 가는대로 따라가면 길이라고
그냥 걸어가면 길이라고
앞서가는 바람 끝섶을 잡고
밀려가듯 살아온 내게
바다 끝에 가고 싶을 때
땅끝에 가고 싶을 때
꽃 보러 가고 싶을 때
지금 한창이라는 부여 궁남지로 연꽃을 보러가고 싶을 때
가도 되느냐고
떠나도 되느냐고
바람에게 묻고싶다
몸은 늘 그자리에 두고 마음만 떠다니며 헤매는 나를
가끔은 가엾이 여겨
바람이 데려다 준 그 길에
서고 싶다
그래서 묻는다
널 따라 가도 되는지~
마흔 아홉 세월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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