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에서
머릿속에서 떠난 영혼은 어디에 머물고 있었을까
생각과 감각을 정지시킨 마취제를 맞으면서
한낮 식육점 붉은 등 아래에서 해체되는 고깃덩이에 불과했겠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사이
콸콸 뜨겁던 피도 쏟아져 수채구멍 사이로 흘러갔을테고
얼음속에 갇힌 영혼은
널부러진 살점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저 몸속으로 다시 들어가 생각하고 고뇌해야 무슨 소용있을까
다시는 저몸속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을지도 몰라
얼마나 시간은 흐른것일까
얼마나 영혼은 헤메인 것일까
애써 떠다닌 영혼을 다시 머릿속으로 집어넣고 눈을 뜬 침대
눈물이 주르르 흐른다
슬프게 난도질 된 육체를 위해 영혼이 흘리는 마지막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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