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길을 가다가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 그냥 지나치질 못하고 멈추게 됩니다. 책을 읽다가 '어쩜 이리도 꼭 내 마음일까' 싶은 구절이 나오면 볼펜으로 죽 밑줄을 긋게 됩니다. 무언가에 취해 한참을 바라본다는 것, 누군가가 나를 훤히 들여다 본 듯한기분좋은..
50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251|2005-04-02
음악이 있는 풍경-산다는 것..
내려야 할 정거장을 단지 좋은 음악이 나온다는 이유로 두 정거장을 그냥 지나쳤습니다.. 김종찬의 '산다는 것은'-- 그렇더군요 좋아한다는, 아무 계산없이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이 평소에는 없던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과 여유를 가져다 주더군요.. 그리고 아주 잠깐의 시간에..
49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424|2005-04-02
졸업식에 다녀와서
아이의 졸업식.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졸업식장 광경이 왠지 낯설고 씁쓸한 심정이다. 조금은 경건하고 엄숙해야할 식장 분위기가 숫제 축제 분위기다. 인생을 살면서 몇 번을 거쳐야 할 졸업이라는 정거장, 학업성취의 첫 점검이자 결과의 매듭이기도 한 초등학교 졸업식. 몸은 ..
48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375|2005-04-02
오래된 약속
늘 마음언저리엔 유년을 배회하는 기억을 남겨두고 바쁜 중년의 시간을 살아가는 우리들..... 정신 없이 시간에 매여 살다 어느 날 문득 자신에게 묻습니다. "너, 왜 사냐?" 나만 그런가 싶어 잠시 억울해하다가 종내는 슬며시 나와 닮은꼴을 찾게 되지요. 좀 시간이 걸릴..
47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249|2005-04-02
편지 왔어요
그런 적 있는지요누군가에게 속울음 덜어내고 싶은데 마땅히 드러내 보일 대상이 없어 혼자서 마음 속 곪은 부위만 넓혀 가는. 속내 한 번 제대로 털어놓을 친구도 없이 여적 뭐하고 살았나 싶어 은근히 부아를 내다보면늦게 서야 내 모자란 그릇이 들여다보여 괜히 헛웃음 ..
46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203|2005-04-02
봉인된 슬픔 같은 꽃- 내 ..
하루의 마감인 쓰레기를 버리러 갈 때면습관처럼 하늘을 올려다보게 됩니다오염된 현실을 반영하듯 늘 흐리게 떠 있는 별빛만 보다가때때로 행운처럼 선명함을 드러내 가슴에 긴 여운을 주기도 하는 밤하늘.그런 날은 잠시 화단 가에 쪼그리고 앉아한참동안 멀거니 별 바라기를 하게 ..
45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403|2005-04-02
아침마다 깨집니다
요즘은 날씨만 왔다리 갔다리 하는 게 아니라 이부산 아지메도 날씨 못잖게마음이 들쭉날쭉입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중학생 딸애와는 눈빛만 마주치면둘이서 으르릉 서로 입 꿰매고 살면 되지 싶어 자크달고 살았더니 남편이 집안에만 들어오면 분위기가 불편하다고 불평...
44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149|2005-04-02
아이에게 배운 동심
해마다 2월만 되면 나는 이제 어엿한 숙녀가 된 중학생 딸애를 오래도록 바라보게 된다.계산적이고 이기적인 내 삶의 방식에 참으로 큰 깨달음과 반성의 계기가 있었는데 바로 초콜릿 데이가 그 주인공이다.딸애가 초등학교 4학년 때의 일이다. 아빠의 성품을 닮았는지 유..
43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355|2005-04-02
남편이 주는 상
맏며느리 자리는 해마다 처음인 듯 힘든 자리다. 결혼 15년. 혼자서 감내해 온 자리라 이젠 인이 베길 만도 하건만 물가가 춤을 추니 덩달아 감정도 춤사위에 따라가느라 어두운 발걸음이 늘 버겁다. 올해는 더 힘든 명절이었던 것 같다. 내 손을 거쳐야 하는 씀씀이는점점 ..
42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207|2005-04-02
건망증
사람은 나이를 먹을 수록 제 자리를 야무지게 다독일 줄 알아야 한다고 했는데 어째 연륜이 더할 수록 제 선 자리가 자꾸 이탈을 해서 미안함으로 칠갑을 하게 하네요 가만 생각을 짚어보다 보면 일 주일에 서 너번은 그러지 싶네요 남편은 사먹는 음식을 ..
41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275|2005-04-02
맛있는 추억 - 학창 시절의..
방학이다 보니 아이들 밥 챙겨주는 일, 이거 보통 일이 아니네요 내 새끼들 거둬 먹이는 일이 즐거워야 할텐데 가끔은 귀찮을 때가 있더라구요.. 오늘도 딸애가 먹을 반찬이 마땅치 않다고 툴툴대길래 "아고, 이것아 배고파 봐라. 김치만으로도 꿀맛이지" 퉁박을 주다 말고 갑..
40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479|2005-04-02
눈이 내려요
세상이 온통 하얗습니다 누군가를 향해 참고 또 참았던 마음이 한꺼번에 툭 터져버린 듯합니다 작정하고 퍼붓는 마음 각오하고 받아들여야지 싶습니다 의식적으로 손톱을 들여다 봅니다 손끝에 아슬아슬하게 남아있던 빨간 물이 희미하게 웃음을 짓습니다 ..
39편|작가: 최지인
조회수: 1,117|2005-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