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온통 하얗습니다
누군가를 향해 참고 또 참았던 마음이
한꺼번에 툭 터져버린 듯합니다
작정하고 퍼붓는 마음
각오하고 받아들여야지 싶습니다
의식적으로 손톱을 들여다 봅니다
손끝에 아슬아슬하게 남아있던 빨간 물이
희미하게 웃음을 짓습니다
오래 들여다 보는 마음이 싸아합니다
기다릴 그 누군가가 있었던 걸까요
전화통에서 아침부터 불이 납니다
동심은 역시 동심인가 봅니다
녀석들은 지금 한시간 넘게
밖에서 눈장난에 코가 빠집니다
죄없는 커피 잔이
벌써 몇 잔째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우리 님들은
지금 어떤 눈빛으로 밖을 바라다 보고 있을까요
시선은 밖에서 아이들과 엉키고 있는데
몸은 마냥 울타리를 질러놓고
마음만이 저 밑바닥에 고여있는 기억의 레일을 향해
바쁘게 달려가는 지금입니다
어쩌면 번다한 치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즐기듯 빠져드는 순간이 행복합니다
맨얼굴로 읽는 하늘의 깊이
그래서 느끼게 게는 정직한 어지러움이 소중합니다
아무래도 뒷산에 올라봐야겠습니다
발목쯤 쌓인 눈을 밟는 기분
참, 오랫만의 설레임이지 싶어 용기를 딛어야겠습니다
눈으로 하여
행복한 날들 되셨으면 참..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