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
내일은 시아버지 산소에 벌초를 간다...봄에 한번, 가을에 한번..... 여기저기 흩어져 살고있는사남매가 애들까지 동반하고 다 모여서꼭 1년에 두번씩 치루는 행사다.. 어쩌다 바쁘면 못하고 넘어갈수도 있으련만 어쩌다 바쁘면 남자들끼리만 모일수도 있으련만 장남인 우리 ..
15편|작가: 누이야
조회수: 2,102|2005-03-18
감자고추장찌개
학교에서 막 돌아온 오빠는 늘 연탄불부터 챙겨 봅니다. 혹시라도 연탄 갈 때가 지났을까봐 그래서 옆집 할머니께 연탄 불씨를 빌리러 가야하는 죽기보다 싫은 그 일을 하게 될까봐 내심 조마조마하며 불 위에 얹어 놓은 솥을 들어내고 빠끔히 들여다봅니다. 아직 제..
14편|작가: 누이야
조회수: 2,405|2004-03-31
짜증나는 뉴스를 보며....
지난주만해도 갑작스런 폭설로온 나라가 몸살을 앓았는데 지금 밖은 언제 그랬냐는 듯 봄이 성큼 와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벌써며칠째 눈치만 보고 있던 목련이 드디어 그 하얀 꽃망울을 피우고 있네요. 자연의 섭리는 이리도 오묘하여서 누군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13편|작가: 누이야
조회수: 923|2004-03-12
결혼기념일에 즈음하여....
처음 당신을 만나던 날의 모습이 생생한데 벌써 시간이 이만큼 흘렀나봅니다. 당신과 자주갔던 바닷가의 등대,서울역앞의 어느 까페, 그리고 허름했던 자취방,,,, 이런 추억들이 새삼 떠오릅니다. 92년 3월.. 철부지같이 시작한 결혼생활은 비록 13평짜..
12편|작가: 누이야
조회수: 874|2004-03-04
그리운 설날
옛날 어릴때는 이 맘때가 되면 괜스레 마음이 들뜨고는 했었지요. 일년 열두달, 늘 맛있는 음식에 허기져 있던 그 때는 고기와 전과 그리고 과일로 넘쳐나는 광주리들을 보면 한없이 행복하고는 했습니다. 게다가 설에는 평소에 전혀 받아보지 못하던 용돈까지 받을수 있었으..
11편|작가: 누이야
조회수: 842|2004-01-15
친구가 되어가는 딸아이
열 세살, 딸아이가 어느새 제가 입는 옷을 입어도 될만큼 훌쩍 자라버렸습니다. 며칠전 어른 매장에서 사준 파카를 입은 딸아이가 한살 더 먹어서인지 오늘따라 더 훌쩍 커보입니다.오늘은 딸과함께 슈퍼에 가서 생리대를 샀습니다. 저는 오늘날까지 그냥 일반형 한..
10편|작가: 누이야
조회수: 887|2004-01-03
겨울의 풍경
요 며칠 춥던 날씨가 제법 풀렸다. 따뜻한 햇살을 따라 동네마실을 나갔다. 아파트 화단에 무리무리 심어놓은 동백은 이 차가운 한풍속에서도 몇송이의 꽃을 매달고 있다. 여름의 푸르렀던 잎들을 다 떨구고 앙상한 가지로만 남아있는 주위의 나무들에게 그 생명력을 과..
9편|작가: 누이야
조회수: 956|2003-12-10
수능 17번 문제
고향 나는 북관(北關)에 혼자 앓어 누어서 어느 아침 ㉠ 의원(醫員)을 뵈이었다 의원은 여래(如來) 같은 상을 하고 관공(關公)의 수염을 드리워서 먼 옛적 어느 나라 신선 같은데 새끼손톱 길게 돋은 손을 내어 묵묵하니 한참 맥을 집드니 문득 물어 고향이 어데냐 한다 평..
8편|작가: 누이야
조회수: 845|2003-12-01
미련한 엄마
친정엄마가 병원에 입원을 하셨다. 퇴행성 관절염... 꽤나 오랜 시간 동안을 진통제로 버텨온 터여서 이미 연골은 모두 닳아버렸고 이젠 뼈까지 부서져 나가고 있단다. 그런 미련한(?) 엄마가 더 이상 버티지를 못하고 내일 수술을 한다. 엄마가 그동안 힘들..
7편|작가: 누이야
조회수: 995|2003-11-19
영안실에 가면서...
오늘 아침 먼 친척분의 부음 소식을 들었다 언제부터인가 늦은 밤이나 새벽에 전화가 울리면 부시시 일어나 멍한 정신으로 수화기를 들면서도 가슴만은 쿵쾅쿵쾅 방망이질을 한다. 내가 나이 들어가는 것 만큼이나 부모님들이 늙어가시기에... 오늘 새벽에도 정적을 깨..
6편|작가: 누이야
조회수: 863|2003-11-13
비오는 날의 친구
제게는 비가 오면 떠오르는 친구가 둘 있습니다. 아주 어릴적부터 함께 해온 한 친구. 유난히 얼굴이 희고 키가 컸던 그 친구는 엄마 심부름을 갈 때도 혼자는 외로워서늘 저를 찾아왔습니다. 자기 집보다 한참 꼭대기에 있던 우리 집까지 숨을 헉헉거리며... ..
5편|작가: 누이야
조회수: 856|2003-11-10
은행잎과 호빵
은행잎과 호빵 작가 : 누이야 따뜻한 날씨에 문득 노란 은행잎을 보고 싶어서 무작정 문을 나섰습니다. 날마다무심히 지나쳤던 좁은 골목길에서 고개를 숙이고 열심히 잎을 찾았습니다. 올 여..
4편|작가: 누이야
조회수: 883|2003-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