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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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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초


BY 누이야 2005-03-18

내일은 시아버지 산소에 벌초를 간다...
봄에 한번, 가을에 한번.....
여기저기 흩어져 살고있는사남매가 애들까지 동반하고 다 모여서
꼭 1년에 두번씩 치루는 행사다..
어쩌다 바쁘면 못하고 넘어갈수도 있으련만
어쩌다 바쁘면 남자들끼리만 모일수도 있으련만

장남인 우리 신랑,
빠지는 일은 절대로 용납을 못한다...
돌아가신 자기 아버지는 그렇게 챙기면서                                                                         

살아계신 장인 장모는 일년에 두번씩 꼭꼭 챙기나??

처가가 멀다는 핑계로 그냥 넘기기가 다반사인데..

섭섭한 생각은 굴뚝같지만
그래도 한번씩
삶이 힘겨울때는 아버님의 빈자리를
새삼 느낀다는  신랑이 안쓰러워서
그냥 말없이 따라준다....
아버님 산소에 이발 깨끗하게 해드리고
생전에 엄청 좋아하셨다던 소주 한잔 부어드리면서
잠시나마 아버님의 체취를 느끼고 힘을 얻을테니까....

친정 아빠에게 애틋한 감정이 별로 없는
나로서는 가끔은 신랑이 부러울때가 있다..
돌아가신지 십오년이 넘었어도 여전히
잊지 못하고 늘 가슴에 간직하고 사는 아버지의 존재.....
나이가 들어 그 옛날의 아버지 나이가 되어갈수록  더더욱 그리워진다는 그 빈 자리...

 

오늘 아침 문득,

우리 애들한테도 먼 훗날 그런 부모로

남고 싶다는 커다란 소망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