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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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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한 엄마


BY 누이야 2003-11-19

친정엄마가 병원에  입원을 하셨다.

퇴행성 관절염...

꽤나 오랜 시간 동안을

진통제로 버텨온 터여서

이미 연골은 모두 닳아버렸고

이젠 뼈까지 부서져 나가고 있단다.

그런 미련한(?) 엄마가

더 이상 버티지를 못하고 내일 수술을 한다.

엄마가 그동안 힘들게 살아 온 삶의 무게 만큼

엄마의 육체속 뼈마디들도 녹아 내리고 있나보다.

열 여섯에 시집와 칠순이 되도록

맏며느리에게 주어진 삶,

한량인 남편의 아내에게 주어진 삶,

그리고 엄마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가

평생 엄마를 짓누르며

엄마의 육체를 녹아내리게 했으리라.

이젠 편히 쉴 만도 하건만

자식들에게 떠넘기게 되는 수술비 걱정에

오늘도 당신은  병상에 누워 애가 타신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달려가서

그 옛날 엄마가 나 어릴때 하셨던 것처럼

엄마 옆에서 용변도 받아내고

과일도 깎아드리고

이야기 상대도 해드리며 병상을 지키고 싶지만

아이들 학교 때문에 멀리서 마음만 죈다.

수술비 걱정에 마음 편히 잠 못드는 엄마처럼

수술비는 걱정하지 말라고 큰소리치고 싶어도

그럴수 없는 딸인 것이 가슴 시려 잠 못 아룬다.

밖에는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데

엄마의 마음에도

내 마음에도 장대비가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