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당신을 만나던 날의 모습이 생생한데 벌써 시간이
이만큼 흘렀나봅니다.
당신과 자주갔던 바닷가의 등대,서울역앞의 어느 까페,
그리고 허름했던 자취방,,,,
이런 추억들이 새삼 떠오릅니다.
92년 3월..
철부지같이 시작한 결혼생활은 비록 13평짜리 아파트였지만
번개탄을 피우면서도 매운줄 몰랐고
한사람이 겨우 들어가는 화장실에서
아침저녁으로 아이 기저귀를 빨면서도 노래를 불렀던
가난함 속에서도 꿈이 있었기에
마냥 행복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아마도 그 곳에서의 시간들은
마흔이 되어서도 문득문득 엄마품이 그리워지는 것처럼
그렇게 제게도 그리움으로 다가오는 추억일겁니다.
이제는 어느새 열 두해가 흘러
당신의 이름으로 된 작은 내 집도 있고
가끔은 철따라 여행을 다닐만큼의 여유도 조금은 생겼습니다.
그동안 사실 힘들었던 시기들도 많이 있엇지만
그래도 항상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잘 넘겨 온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20대였던 당신의 나이도 어느새 40이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정말 이사람이다 라는 확신도 없이
서로에 대해 충분히 앎도 없이
그냥 무조건 좋다는 이유만으로
그래서 같이 있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결혼을 한것 같습니다.
하지만 천만다행으로 당신이란 사람은
살면 살수록 확신을주고
믿음을 주는 사람이라서
이젠 오직 이사람이다 싶습니다.
그래서 감사합니다.
열두해라는 시간을 늘 변치않는 사랑으로 함께 해온 당신께.
그리고 사랑합니다.
열두해전 그날보다 더 많이,
더 깊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