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날씨에 문득
노란 은행잎을 보고 싶어서
무작정 문을 나섰습니다.
날마다 무심히 지나쳤던 좁은 골목길에서
고개를 숙이고 열심히 잎을 찾았습니다.
올 여름 잦았던 비 때문인지
남쪽 지방의 따뜻한 기온때문인지 아직
푸근한 노란빛을 띤 잎은 없더군요.
예쁜 은행잎 한잎 주우면 딸아이가 어제
읽던 책갈피에 살짝 넣어두려했는데...
아쉬운 마음에 호빵 한봉지를 사들고 돌아왔습니다.
우리 어릴때는 이맘때만 되면 슈퍼앞 찜통안에
하얀 김이 나는 호빵을 팔았습니다.
그 때는 조그만 손에 따뜻한 호빵을 호호불며
사 들고 가는 아이들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릅니다.
지금 전자렌지에 호빵을 돌려 봅니다.
옛날의 그 맛은 아니더라도 그래도 달콤한 팥맛은
가슴을 따뜻하게 해줍니다.
참 좋은 가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