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페스트
템페스트 남편의 외도는 벌써 며칠 째이다. 외도라고 했지만 겨우 안방에서 작은방으로 잠자리를 옮겼을 뿐이다. 처음엔 거실에서 자더니 아들놈이 귀대를 하자 아들 방으로 잠자리를 옮겼다. 하루 이틀이면 끝날 줄 알았더니 벌써 일주일을 넘기고 있다. 식구라고 둘 뿐..
44편|작가: 캐슬
조회수: 1,572|2006-06-05
가시
여자의 몸에 가시가 돋아나고 있다. 처음엔 소름처럼 올라오던 피부가 조금씩 단단해져 이윽고 날카로운 가시가 된다. 피부가 날카로워져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으로 가시는 하나 둘 늘어서 온 몸이 가시로 뒤덮여 지고 있다.남자가 여자를 관찰한다. 남자의 시선이 여자의 얼굴을..
43편|작가: 캐슬
조회수: 1,288|2006-05-23
불청객
불청객 정 은영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그이와의 동행이 시작되었다. 매일 아침 버스를 타기 전 멀미약이 손에 쥐어졌다. 멀미약은 그를 내게서 잠시 멀어지게는 해 주지만 대신 졸음과 어지러움 증을 덤으로 주어 학교에 이르면 오전 내내 책상에 엎디어 고개도..
42편|작가: 캐슬
조회수: 1,470|2006-05-11
봄날은 간다
봄날은 간다. 정 은영 어느 날부터 인가 남편이 어디서건 흙을 가져다 정원을 만들어야겠다고 입버릇처럼 말을 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면 어디에 정원 만들 흙이 있겠느냐며 핀잔을 주었다. 그러나 나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외출에서 돌아오던 난 대문 앞에 산처..
41편|작가: 캐슬
조회수: 1,523|2006-04-27
백자다기
다기 [茶器] 출판사 가는 길모퉁이에 불교에서 차를 공양하는 헌다의식(獻茶儀式)에 사용하는 불구(佛具)인 도자기 파는 가게 앞에서 곧잘 걸음을 멈춘다. 시선이 머무는 곳에는 이미 눈에 익어버린 백자 다기가 있다. 청소 때문인지 가끔 자리가 조금 옮겨지기도 한다. ..
40편|작가: 캐슬
조회수: 1,461|2005-06-30
잘 가거라♬
잘 가거라. 불안한 마음으로 깊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새벽잠이 깨어 따뜻한 이불속을 털고 일어났다. 무엇에 홀린 사람처럼 아침준비와 청소며 빨래를 부지런히 해 두고 머리를 감고 외출준비를 마쳤지만 그래도 약속된 9시20분보다 1시간이 이르다. 속이 허하면 더 ..
39편|작가: 캐슬
조회수: 1,531|2005-01-19
괜히 깨웠더니...
괜히 깨웠다.아침 잠결에 일렁이는 바람소리가 예사로이 들리지 않았다. 무엇일까? 두 귀를 쫑긋이 세워 바깥을 향해 안테나를 세워 보아도 도무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궁금증을 도저히 참기 힘들어 윗옷 하나를 걸치고 거실로 나왔다.8시30분이 지나가는 시간임에도 커튼 속의..
38편|작가: 캐슬
조회수: 1,376|2005-01-16
영화 \'연인\'을 보고
연인(戀人) 연인(戀人) \" 엄마 쉬셨다가 연인 보러가요\" 추석 차레상 준비로 종일 주방에서 쪼그리고 있는 나를 위해 아들이 극장표를 에매해왔습니다.피곤해서 그냥 자겠다고하니 두 아이는 현관문께에 지키고 서서 엄마를 조릅니다. 벌써 시..
37편|작가: 캐슬
조회수: 1,722|2004-09-30
나에 관해서
나를 모르는 사람들은 나를 불안하고 연약하다고 하고, 조금 아는 사람은 나를 강하고 용감하다고 한다. 그리고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은 나를 어처구니 없도록 연약하고 이해 할 수 없도록 강하다고 한다. 모두 사실일 것이다. ..
36편|작가: 캐슬
조회수: 1,321|2004-09-23
세월/시
시간은 바다와 같고 허공과 같고한 점에 계속해서 박히는 못과 같다. 나는 이제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사라져 가는 시간들을 더 사랑하게되었다. 그리고 나도 시간의 등 뒤로 손수건 놀이하듯 몰래 지나가기를 즐긴다. 시간과 존재가 서로에게 그렇게 빠듯하..
35편|작가: 캐슬
조회수: 1,581|2004-09-14
가을인가?
P{margin-top:2px;margin-bottom:2px;} 비가 멎었다. 바람에 밀려가는 하늘의 구름을 보았다. 팔을 스치는 바람이 서늘하다. 가을인가? 가을이 오는가? 가을이 성큼 올려나? 가을을 향한 생각이 이어진다. 가을! 어떻하지? 마..
34편|작가: 캐슬
조회수: 1,342|2004-08-23
이별은 서툴러요
P{margin-top:2px;margin-bottom:2px;} 지난 밤 늦도록 얘기하느라 컴하느라 늦게 잠든 아들녀석의 방을 들여다 봅니다. 행군으로 짓 물러진 발가락의 상처가 낫지 않은채 오늘 귀대 입니다. 마음 같아선 데려다 주고 싶은데... ..
33편|작가: 캐슬
조회수: 1,679|2004-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