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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연인\'을 보고


BY 캐슬 2004-09-30

연인(戀人)

      연인(戀人)
    " 엄마 쉬셨다가 연인 보러가요" 추석 차레상 준비로 종일 주방에서 쪼그리고 있는 나를 위해 아들이 극장표를 에매해왔습니다.피곤해서 그냥 자겠다고하니 두 아이는 현관문께에 지키고  서서 엄마를 조릅니다. 벌써 시계는 밤 9시가 넘어 가고 있습니다.
    참 오랫만에 찾은 극장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늦은시간 극장으로 모여드는게 재미나게 느껴지기도 했고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예전에는 이렇게 늦은 심야극장은 생각해보지도 못했던 일이거든요.
     영화는 어느 기방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앞을 보지 못하는 그녀는 장 쯔이였습니다. 영화의 첫장면은 깜찍한 그녀의 모습과 화려함의 극치인 중국의상과 장대한 스케일의 화면으로 잠시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마력으로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 잡습니다.
     부패한 정부에 대항하는 의적단 '비도문'과 그에 맞서는 관군의 의장들이 이 영화를 이끌어 갑니다. 장쯔이 금성무 유덕화가 시종일관 무공의 진수를 보여 줍니다. 하이 울트라 메가톤급 스펙타클 어드벤처 슈퍼 액션멜로 입니다.
     장쯔이를 3년동안 사랑한 유덕화는 리우라는 이름으로 나옵니다. 3일을 사랑한 바람둥이 금성무는 수풍이라는 가명으로 메이(장쯔이)에게 비도문의 본거지를 알아내기 위해 그녀를 어려움으로부터 구해 줍니다. 자신을 진심으로 대하는 메이에게 빠져 버립니다.
    스스로 자신을 바람이라 말하며 바람은 한 곳에 머물지 않는다던 수풍도 자신을 진심으로 대하는 메이를 사랑하고 맙니다. 3년을 기다려 온 자신의 사랑을 빼앗긴 리우는 '왜 자신을 떠나려는가?'라는 자신의 질문에 '바람처럼 살기 원한다' 는 메이의 마지막 대사는 이 영화가 주는 여백의 미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와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 이 두 인연 중에서 차마 하나를 쉽게 놓지 못해 고민하는 그녀 메이입니다 .
    아이러니하게도 '연인'을 뒤집으면'인연'이 됩니다. 장예모 감독은 자신의 연인 장쯔이에게 철저하게 고독한 인간의 인간의 모습을 연기하게 했습니다. 
    이 영화의 보너스는 누가 뭐래도 눈과 귀의 즐거움입니다. 중국 대륙의 광할한 사계의 턱턱 숨이 막히게 하는 대숲의 액션 신과 피보다 더 붉은 단풍이 흐드러진 풍광들 들은 잠시도 내 눈을 심심하게 하지 않았습니다.
     전형적인 미인이 아니라서 더 사람냄새나는 장쯔이의 뽀송한 얼굴과 멋진 두 남자 금성무와 유덕화의 대비된 표정과 절제된 연기가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배가 시켜 주었습니다. 그리고 중국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허풍과 과장의 액션 연기가 영화의 품격을 끝까지 지켜 주었습니다. '영웅'에 이어 '연인'에 다시 모여든 세계일급 스텝들이 장예모를 위해 모여 들었다. 의상을 담당한 에이미 와다 무술의 정소동이 노래를 부른 세계적 성악가 캐서린 배틀이 있습니다. 볼거리와 들을 거리 그래서 눈과 귀가 잠시 사치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결말이 애매모호하고 지나친 과장이다라는 먼저 본 사람들의 말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 영화는 역사를 다룬 대 서사극도 아니고 사상을 다룬 휴먼 드라마도 아닙니다. 단지 두남자와 한 여자가 벌이는 비극적 사랑의 멜로 드라마 입니다. 사랑 그 이상도 그 이하도 기대하지 말고 장예모 감독이 보여주는 것만 본다면 영화를 보는 동안 가슴에서 비명이 터져 나 올 것입니다. 그 비명조차도 영화의 일부가 되어버릴 것입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오는 동안 내 귓전을 울리는 소리하나 '나는 바람처럼 살기를 원한다' 였습니다. 장쯔이의 바람을 닮은 대사가 내 가슴에 문신처럼 박히고 말았습니다.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다 바람의 속성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