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께
어머니, 많이 힘드시지요? 안타깝게도 이런 상투적인 인사말 외엔 더이상 떠오르는 말이 없네요. '힘드시냐고?'제가 직접 묻지 못한건, 당신 얼굴이 그걸 말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며칠 되지 않았는데 그렇게나 갑자기 살이 내린듯 해서요. 당신이 힘써 일하던 그..
78편|작가: 빨강머리앤
조회수: 1,382|2003-11-23
평화를 간구하나니..
한 여인이 있다. 예전 우리네 사는 집 누구나 그랬듯이, 아들 낳기를 소원했으나 딸쌍둥이로 태어난 첫번째딸로 태어난 여인. 그여인의 어머닌 딸을 낳았다는 그 죄하나로 제대로 몸조리도 못하고 하혈을하며 밥을 짓곤 했다지. 그런 딸이 장성해서 멀지 않은 다른고장으로 ..
77편|작가: 빨강머리앤
조회수: 1,628|2003-11-19
어디 어디 닮았나?
'벌레'때문에 친해진 수영이 엄마가 생각난다. 아이들이 아직 어린아이였을때, 마당이 있는 빌라 주택에서 살았다. 한번은 삼겹살을 구워 저녁참을 올릴 생각으로 상추를 씻고 있었다. 몇포기 상추를 씻다 깜짝 놀라 기절하는 줄 알았다. 상추에 애벌레 한마리가 딱 달라 붙어..
76편|작가: 빨강머리앤
조회수: 1,500|2003-11-18
가을의 끝에 서다.
'여행'이랄것도 없는 '길떠남'을 자주 갖고저 노력을 한다.바쁘게 흘러간 일주일의 끄트머리를 부여잡고 일요일 하루는 여유와 느긋함으로 보내고자 하지만 그것도 쉽잖은 일이 되어 버렸다. 그 여유와 느긋함은 오히려 작은 길떠남을 함으로써 찾을 수 있는 것 같아.., 일주일..
75편|작가: 빨강머리앤
조회수: 1,481|2003-11-16
나는 울었다.
낮게 깔리는 중저음의 콘트라바스... 쉰들러리스트의 테마를 들으며 나는 울었다. 인간이 인간을 유린한 역사가 너무 깊어서 인간이 인간을 미물로 전락시켜버린 결코, 아니였다고 생각하고 싶은 전쟁이 너무 잔인해서 단조롭게 울리는 콘트라바스의 음색이 상대적으로..
74편|작가: 빨강머리앤
조회수: 1,642|2003-11-14
파이란을 만드는 우리들,
영화가주는감동의깊이가도대체어디까지일까요?조금늦은감이있지만어제우리영화''파이란''을보았답니다..''철도원''의작가가쓴시나리오에홍콩여배우가출연한완벽한의미의우리영화가아닐지모르겠으나,정말괜찮은영화를보았습니다.최민식씨의연기는현실보다훨씬현실적이었구요,별로말이없던''장백지''도그전..
73편|작가: 빨강머리앤
조회수: 1,657|2003-11-14
별볼이 많았으면.
며칠동안 날이 흐렸었다. 겨울로 가는 길목을 장식하느라 가을이 잠시 상념에 빠져 지리하게 비가 내렸었다. 오늘아침은 짙은 안개로 시작되었다. 무슨 안개가 이리 짙나 싶을 만큼 한치앞을 볼수 없을 안개가 시야를 뒤덮고 있던 아침이었다. 물속을 헤치듯, 안개를 헤치..
72편|작가: 빨강머리앤
조회수: 1,524|2003-11-13
사랑은 그러한 것이다.
베란다 창을 열면 산이 보였다. 그 산자락 중간 즈음에 여즉, 푸르른 잣나무가 자리하고 그 근처를 노란잎을 한 나무들이 촘촘하게 엮어진걸 보며 내가 그랬었다. 저거, 자작나무 군락인가보다고. 그러자 남편은 그냥 낙엽송이라고 했고, 난 자작나무라 자꾸 우겨댔었다...
71편|작가: 빨강머리앤
조회수: 1,533|2003-11-12
아프거나 혹은 건강하거나.
병원을 십여년 만에 들른건,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옆구리의 통증도 그렇거니와 전직 간호사 출신이라는 지인의 엄포에 주눅이 들어서였다. 가슴 바로 아래 갈비뼈에 통증이 느껴져 잔기침에도 깜짝 깜짝 놀랜다고 하였더니 갈비뼈만 아픈거라면 그냥 근육통증이겠지만 그 안쪽에..
70편|작가: 빨강머리앤
조회수: 1,568|2003-11-11
영화-바람난 가족-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은 영화였다. 영화는 바람난 한가족을 통해 우리 사회의 비리 내지는 가족체제의 몰락을 그려놓았으므로... 총체적 난국, 나라가 어지러운때 여지없이 등장하는 단어 '총체적 난국'을 보는 느낌이었달까? 현대에 이르러 서서히 개인주의 적인 경..
69편|작가: 빨강머리앤
조회수: 1,544|2003-11-09
겨울맞이.
비가 멈췄습니다. 한밤에 시작되었을까? 그 비가 아침까지 토독거리며 창문을 두드려 대고 있었나 봅니다. 늦잠을 자버렸네요. 비가 내리는 아침은 뽀얗게 창문을 채색했고, 햇살이 내방 창문을 노크해 주길 기다리다 그만 늦잠을 잔게지요... 밥도 못 먹고 뛰어가는 아..
68편|작가: 빨강머리앤
조회수: 1,512|2003-11-08
영화-냉정과 열정사이-
소설'냉정과 열정사이'를 바탕으로 만든 일본영화. 소설을 누가 썼던가. 에쿠니 가오리 그리고... 남자 이름이 어렴풋하다. 그래서 영화를 검색하는데 '냉정과 열정사이'의 냉랭한 기운을 감지했는가.... 이다지도 영화평이 없다니... 그래, 소설책을 먼저 봤어야 했..
67편|작가: 빨강머리앤
조회수: 1,676|2003-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