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약이라더니
젊었을 적엔 왜 그렇게도 시댁엘 가는 게 내키질 않았던지 때론 시댁과 가까이 사는 걸 내심 원망했었다. 주말이면 늘 시댁엘 들러 인사 드리고 나서 가족 여행을 떠나는 효자 남편 때문에 아침부터 이맛살을 찌푸려야만 했다. 한 번쯤 빼 먹으면 뭐 어때서 모처럼 ..
13편|작가: 이쁜꽃향
조회수: 1,785|2003-08-18
남편은 아직도 그 사실을 전..
나는 운전하는 걸 별로 좋아하질 않는다. 면허증이야 갖고는 싶었지만 필요성을 못 느껴 적극적으로 서두르질 않았다. 그런 내게 한마디 말도 없이 남편은 운전학원에 등록을 해 버렸다. 결국 나는 남편의 반강요에 의해 운전을 하게 되었다. 면허를 취득한 후 그는 교묘하게 운..
12편|작가: 이쁜꽃향
조회수: 1,620|2003-08-18
아들아 내 아들아...
군입대한 녀석에게 8개월만에 첫 면회를 갔다. 오지 말라는 걸 잘 먹고 잘 지내니 아무 염려 마시라고 필요한 거 없으니 걱정 마시라고, 늘 입버릇처럼 해 대는 녀석에게 엄마의 직권으로 일방적으로 면회를 가겠노라 통보 했다. 장남에게 거는 기대가 컸던 만큼 스파르타식으로..
9편|작가: 이쁜꽃향
조회수: 1,542|2003-08-17
부부란 무엇으로 사는가
나이를 먹어갈수록 아는 사람들의 슷자도 함께 늘어남인지 모임이 하나 둘 차츰 더 생기게 된다. 아니 어쩌면 세월이 흐름에 따라 아이들은 품 안에서 벗어나 버리고 점점 외로움이 더해져 서로 친구 삼아 그걸 감추고 싶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여러 모임 가운데 남편 초등학교 동..
8편|작가: 이쁜꽃향
조회수: 1,740|2003-08-17
이렇게 가슴 아플 줄 알았더..
''상놈은 나이가 양반''이라 했던가... 사노라면 어찌 그리도 많은 실수를 하게 되는 건지, 그게 실수란 걸 깨닫기까지엔 또 얼마의 세월을 보내야되는 건지... 세 치 혀 끝으로 상대방의 가슴에 못 박는 짓은 하지 말아야할텐데 그걸 또 알아채기까지엔 얼마간의 ..
7편|작가: 이쁜꽃향
조회수: 1,652|2003-08-17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마흔 여섯해를 사는 동안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였을까. 가정 형편 때문에 원하는 대학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어 좌절했었던 사춘기 시절, 결혼할 생각은 꿈에도 해 보질 못했는데 어쩔 수 없이 현실과 타협해야만 했던 이십대. 그리고 남편도 곁에 없는데 생후 ..
6편|작가: 이쁜꽃향
조회수: 1,942|2003-08-16
백년웬수
언젠가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TV프로에서 연상퀴즈를 하는 시간이 있었다. 노인부부를 상대로 진행자가 낱말 카드를 한 사람에게만 보여주고 그 단어를 설명하게 하여 상대 배우자가 알아맟춰야 하는 게임이다. 시골 할아버지 한 분이 등장하셨다. 사회자..
5편|작가: 이쁜꽃향
조회수: 1,630|2003-08-16
피는 물보다 진하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취업을 해야만 했다. 처음 내 인생의 청사진대로라면야 대학원도 가고 유학도 가고 학문의 길을 택하고 싶었지만 주변의 여건이 날 한가로이 놔 두질 않았다. 명색이 총학생회장이었는데... 남보다 더높은 꿈을 가졌었는데... 연로하신 부모님..
4편|작가: 이쁜꽃향
조회수: 1,522|2003-08-15
여자의 일생
오늘 친정어머니의 마지막 유품들 정리를 했다. 이삿짐 센터에 맡겨 두고 예기치 못한 어머니의 상을 당해 무려 십일 개월 동안 정리를 하지 못하고 말았던 것들을 오늘에야 하게 되었다. 콘테이너 박스에서하나씩 나오는 어머니의 손 때 묻으신 물건들을 보는 순간 ..
3편|작가: 이쁜꽃향
조회수: 1,457|2003-08-15
한여름밤의 추억
나어릴 적엔 전기나 수도가 없는 곳에 살았다. 여름이면 농수로에 나가 멱 감는 아이들과 고무신으로 피래미를 잡는 아이들로 농사일에 분주한 어른들 만큼이나 바쁘게 뛰놀았다. 교통사고니 환경오염이니 염려해야할 일이 하나도 없는 그야말로 온 천지가 아이들의 ..
1편|작가: 이쁜꽃향
조회수: 1,618|2003-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