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울면
지쳐 돌아오는 날이면왼쪽 가슴을 꺼낸다 가슴을 꺼내 휙 던져두면온기없이 뒹구는 탱글거리는 죽은 살 야위어 찌그러진 한 쪽 어깨를 잡아당겨봐도 돌아서 거울앞에 서면 다시 제자리..네가 울면..내 가슴엔 폭풍보다 더 큰 바람이 분다네가 아주 작은 소리로 흐느끼면..내 가슴..
103편|작가: 밥푸는여자
조회수: 1,544|2004-09-09
내게도흔들리는날없지않았다
나무는 제 살아온 나이 만큼 나이테를 두르며 나이를 먹는다는데 숲 사이 좁다랗게 난 길가에 그루터기로 남아 버린 나무를 보면 살아 있을 때와 또 다른 모양으로도 좋다..가슴에 작은 물파장이 번져간다 늘 그랬듯이 만족함보다는 안타까움과 후회스러움으로 세월을 맞는다..
102편|작가: 밥푸는여자
조회수: 1,552|2004-09-06
初살이로..
물이 흐르다 구덩이를 만나면 채우고 넘어가고물이 흐르다 바위를 만나면 끼고 돌고물이 흐르다 산을 만나면 구비로 돌아간다믿음을 가지고 맡기고 살아야 한다는 거 아마도 모든 삶의 방정식이 그렇지 아닐할까아무것도 탓할 것 없이 그저 그렇게 지나다 보면바다에 다다를 수 있는 ..
101편|작가: 밥푸는여자
조회수: 1,441|2004-09-01
올가을에나는
올 가을에나는 올 가을에 나는조금씩 바뀌어가는 나뭇잎 사이에 일렁이는 고운 볕이 되고 싶다올 가을에 나는 새벽 숲에 나는 작은새들의 합창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곱고 부지런한 햇살이고 싶다올 가을에 나는사람답게 숨쉬고 있음을 소박한 이웃들 이야기로 작고 소박한 행복이 ..
100편|작가: 밥푸는여자
조회수: 1,726|2004-08-27
오만이깨어지던날
나.. 살면서 이정표이고 싶었다 마음 방향을 몰라 헤메일 때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디로 가야할지 알려줄 수 있는 그런 이정표이고 싶었다 어느 날 나라는 이정표가 찌그러지고 방향을 잘못 가르키고 있음도 알았다....
99편|작가: 밥푸는여자
조회수: 1,469|2004-08-24
그여자이야기
아주 어릴적부터 그 여자의 아버지는 늘 말씀하시길여자는 열을 말하고 싶을 때둘만이야기 하라고하셨단다결혼 전날 밤에도그 여자를 옆자리에앉혀 두고 같은 말씀을 하셨단다그래서 그 여자는늘 말하고 싶을 때 생각하며 둘만 이야기 했단다가슴에 이야기 보따리 동여 매어 두면서도 꼴..
98편|작가: 밥푸는여자
조회수: 1,429|2004-08-18
이렇게살자~
사랑하는 아들아... 입술만 까맣게 태우던 그 언제던가...아프고 저린 시간은 가고 색종이 접기 하듯 하루 하루를 접어 세월 속으로 밀어 넣으며 네가 그려 가는 네 삶의 모양들이 고운 수채화로 그려져이제 엄마의 가슴에 잔잔한 행복으로 미소짓게 하는구나. 네 유년의 뜰 ..
97편|작가: 밥푸는여자
조회수: 1,426|2004-07-18
쓰지못하는글
가끔은 쓰지 못하는 글이 있습니다마음에 깨알처럼 잘게잘게 써 두었는데막상 꺼내어 자판을 두들기려니..못다한 이야기..아주 더운 날 아주 낮게 떠 두둥실 떠가는 구름 아래로달음박질하며 달려가며 구름 보고 묻고 답하고 할 것입니다산다는 일어긋나 가는 일어찌 다 설명하며 살..
96편|작가: 밥푸는여자
조회수: 1,535|2004-07-14
접속
그는 다수의 아픔을 대신 할 마음이었나보다.세상 아픈이들을 위하는 수數는 아주 소수라 했다어쩌면 소수의 아픔을 다수가 외면하고 있는지도..다수의 아픔을 대신하는 소수는 그들이 그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지 그 자체도 모르게 몸에 배인 삶을 살고있다 말했다점점 나빠지는 눈을..
95편|작가: 밥푸는여자
조회수: 1,351|2004-07-03
변해야한다
변해야 한다.아니 더 강한 개혁이 일어나야 한다.온 세상을 뒤엎을 제2의 종교 개혁이 일어날 때온 나라를 뒤엎을 제2의 정치 혁명이 일어날 때그 때가 언제인가를 묻는다면 바로 지금..정부는 늘 그랬다교계敎界도 늘 그랬다힘 없는 국민이 정부를 힘들게 한 적 없다늘상 힘 ..
94편|작가: 밥푸는여자
조회수: 1,450|2004-06-26
유쾌한경험
지난 여름 한국방문 했을 때 일이다.여름 바람치고는 꽤 상큼한 바람이 불어주던 날이었을거다.명학 전철역 플렛홈 벤취에 앉아 있었고 오는 이 가는 이구경하는 일아...그 또한 참으로 즐거운 일 아니던가.옆에서 뭔가 쫙쫙 찟는 소리가 들려 돌아다 보니칠순이 넘..
93편|작가: 밥푸는여자
조회수: 1,458|2004-06-23
가끔나쁜사람되어보기
가끔 나쁜 생각을 해보라 가끔 나쁜 사람으로 살아 보라 그래야 그 속에서 별거 아닌 '나'를 알지 그래야 타인을 이해도 하게 되고 마음으로 돌을 던지지 못하게 되지 그거 좋은 거 아닐까 너무 반듯하여 너무 의롭다하여 너무 신앙적이라하여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 마음의..
92편|작가: 밥푸는여자
조회수: 1,865|2004-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