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한국방문 했을 때 일이다.여름 바람치고는 꽤 상큼한 바람이 불어주던 날이었을거다.명학 전철역 플렛홈 벤취에 앉아 있었고 오는 이 가는 이구경하는 일 아...그 또한 참으로 즐거운 일 아니던가.옆에서 뭔가 쫙쫙 찟는 소리가 들려 돌아다 보니칠순이 넘어 보이는 할머니께서 쓰레기통에서 주어 온듯한 신문지를 코 풀기 적당한 크기로 조각내어 찟고 있었다. 한손에 수북히 들고서야 만족한 듯 씨익 웃으시다 그만 나하고 눈이 마주쳤다 (무안..)묻지도 않았는데.."그만 급하게 나오느라고 손수건을 두고 나왔네.."하신다. 고개를 끄덕이는 내게 한마디 곁들여.."하루종일 다니려면 여러장이 필요해서.." "네" 대답하고 고개를 돌려 하늘을 쳐다보니 가을하늘이미안해 할 만큼 높고도 아름답다. 앗차...얼른 가방을 열고 손수건을 꺼내 할머니께 드렸다"하루종일 다니시려면 손수건이 필요 하실거에요신문지로 닦으시면 얼굴에 검정 잉크 묻거든요.."하며 내 손수건을 드렸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이유없는배려를 받으시는 할머니께서 미안하시다며 손수건을 받아 드셨다. 남의 배려를 감사하게 받는 분 이신거보니그 할머니 역시 살아오시며 남에게 배려를 하신 분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께서 고마운 마음에 연실 "이렇게 반듯한 손수건을 아까워 어찌 쓴데요.." 하신다.그러고 보니 칼같이 주름이 잡혀 다려진 손수건..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니 코 풀기는 아깝기는 하겠다. 완전 전시용 내지는 접대용 손수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ㅡㅡ;;얼른 신문 파는 자판대로 가서 휴지를 사들고 할머니 옆에 앉았다." 할머니, 아까 그 손수건은 불편 할테니 저를 주시구요오늘 하루종일 이 휴지 가지고 다니며 쓰세요.."할머니는 손수건보다 덜 부담스러우셨는지 휴지를 얼른 받아들고 미안하고 고맙다 하시며 어쩔 줄 모르셨다.내 마음도 아주 편해지고 입가에 살살 웃음이 나는거다답지않게 불어주는 바람 탓에 사람 마음이 이리도 바뀔 수 있긴 하는가보다.. 헌데 문제는 바로 곁에 서서 처음부터 되어지는 모든 일을 참참히 보고 있었을법한 어느 아짐..글쎄 그 아짐의 눈초리가 곱지 않은 거 아닌가 마치 수사관처럼 날 쏘아보는거야... 미치~~ 흐미..오마나 ㅠㅠㅠ계속 흘깃거리는 눈초리가 지금까지 상큼하던 기분을파악~~ #$%%#@ 하는 거 아닌가..혹시, 나를 음..괜히 오래 앉아 있다간 괜한 그 아짐 자꾸 마음에 죄 짓게하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자 하는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할머니께 인사를 꾸벅!! 하루 잘 지내세요.. 그러곤 유유히 플렛홈 끝으로 갔다. 저벅 저벅 저벅 저벅기분 별루였다. 아직 모르겠다. 그 아짐 아마 나를 수상한 여자로 봤을는지.. 치~~ 난 아닌데..정말 착하고 싶었는데 그렇지..어쩌다 팥쥐가 콩쥐 흉내 한 번 내려니 자연스럽지 않았던게지..그러니 그런 취급을 받지..담부터 정말 착하게 살아야짐 (비질비질.ㆀ)그 아짐 정말루 나를 미운 생각 가지고 쳐다보진 않았겠죠?허지만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도 잠시 행복할 수 있었던 경험 그거 얼마나 유쾌한 경험인가.. 그 할머님 그날하루종일 기분 좋으셨을 것이고 나 또한 그날 기분 좋았거든..http://밥푸는여자.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