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에 나는 올 가을에 나는 조금씩 바뀌어가는 나뭇잎 사이에 일렁이는 고운 볕이 되고 싶다 올 가을에 나는 새벽 숲에 나는 작은새들의 합창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곱고 부지런한 햇살이고 싶다 올 가을에 나는 사람답게 숨쉬고 있음을 소박한 이웃들 이야기로 작고 소박한 행복이 담긴 글 향 지어 사랑을 전하고 싶다 올 가을에 나는 양지바른 따스한 골목어귀에서 고사리 손가락으로 공기돌 던져내는 아이의 까르르 웃는 웃음 속에서 흔들리는 바람이고싶다 올 가을에 나는 가을비를 맞으며 노오란 장화 신고 걸었던 유년의 마당으로 가고 싶다 올 가을에 나는 유년의 뜨락에 피워내던 아지랭이같은 꿈들을 작은 들꽃속에 감추워 두었던 그 고운꿈들을 하나씩 들춰내어 휘파람 불며 황금빛 들녘을 거닐고 싶다 올 가을에 나는 하늘아래 펼쳐진 들녘이 한 마음으로 노을빛에 잠길 때 오래전 친구들 이름 하나씩 들꽃속에 꼬깃꼬깃 접어두고 먼지나는 신작로 타박타박 걸어 내 어머니의 따스한 온기가 남아있는 내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