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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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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울면


BY 밥푸는여자 2004-09-09

 

 

 지쳐 돌아오는 날이면
 왼쪽 가슴을 꺼낸다

 가슴을 꺼내 휙 던져두면
 온기없이 뒹구는 탱글거리는 죽은 살

 야위어 찌그러진 한 쪽 어깨를 잡아당겨봐도
 돌아서 거울앞에 서면 다시 제자리..


 네가 울면..
 내 가슴엔 폭풍보다 더 큰 바람이 분다
 네가 아주 작은 소리로 흐느끼면..
 내 가슴엔 폭포수보다 더 큰 물줄기가 흐른다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더 많이 아픈 거
 더 깊은 사랑을 아는 사람이 더 많이 품는거란다  
 수없이 찔리우는 잔가시들을 어찌 다 찾아 뽑아낼 수 있으랴
 억지로 꺼내려하면 네 살을 헤집어야하니 그냥 두거라

 날이 가고 해가 바뀌면 검푸른 생명이
 콸콸 쏟아지는 네 심장에 새살로 돋아
 단단한 마음으로 자랄터이니 그냥 두거라

 네가 운 다음날
 하늘은 어제보다 더 어두운 얼굴
 초롱거리던 별들도 숨어버리고
 바람의 입으로 전해들은 온 세상은 고요하다
 숨이 막혀 감당할 수 없는 시간일지라도
 천정天定을 막지 못해 너를 끌어간다

 어둡고 차가운 성전바닥은 야속도하여
 뚝뚝 떨구는 눈물을 흔적없이 먹어치우고
 한 숨 마져 거두어가니 남은 것은 그림자

 네가 울면
 온 천지에 비가온다
 울지말고 일어나 네 가슴에 담겨진
 사랑 노래를 불러라..
 사소함에 평상심을 잃지말거라
 더 큰 우주를 품어라..
 어제의 네 눈물은 내일 세상을 품는 대양大洋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