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쳐 돌아오는 날이면
왼쪽 가슴을 꺼낸다
가슴을 꺼내 휙 던져두면
온기없이 뒹구는 탱글거리는 죽은 살
야위어 찌그러진 한 쪽 어깨를 잡아당겨봐도
돌아서 거울앞에 서면 다시 제자리..
네가 울면..
내 가슴엔 폭풍보다 더 큰 바람이 분다
네가 아주 작은 소리로 흐느끼면..
내 가슴엔 폭포수보다 더 큰 물줄기가 흐른다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더 많이 아픈 거
더 깊은 사랑을 아는 사람이 더 많이 품는거란다
수없이 찔리우는 잔가시들을 어찌 다 찾아 뽑아낼 수 있으랴
억지로 꺼내려하면 네 살을 헤집어야하니 그냥 두거라
날이 가고 해가 바뀌면 검푸른 생명이
콸콸 쏟아지는 네 심장에 새살로 돋아
단단한 마음으로 자랄터이니 그냥 두거라
네가 운 다음날
하늘은 어제보다 더 어두운 얼굴
초롱거리던 별들도 숨어버리고
바람의 입으로 전해들은 온 세상은 고요하다
숨이 막혀 감당할 수 없는 시간일지라도
천정天定을 막지 못해 너를 끌어간다
어둡고 차가운 성전바닥은 야속도하여
뚝뚝 떨구는 눈물을 흔적없이 먹어치우고
한 숨 마져 거두어가니 남은 것은 그림자
네가 울면
온 천지에 비가온다
울지말고 일어나 네 가슴에 담겨진
사랑 노래를 불러라..
사소함에 평상심을 잃지말거라
더 큰 우주를 품어라..
어제의 네 눈물은 내일 세상을 품는 대양大洋이 될 것이다